[끊이지 않는 軍 가혹행위]軍의료체계 구멍… 병사들 병 키워
먼저 병사들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군 문화가 본질적인 군 의료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됐다. 올 4월에 전역한 권모 씨(22)는 “군대에서 ‘외진을 가겠다’고 말하면 ‘꾀병’이라며 못 가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3년도 ‘군 의료관리체계에 대한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병사들이 아플 때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못하는 이유’ 중 1위는 ‘업무에 대한 책임감’(50.7%)이었고 ‘꾀병을 부린다는 선입견에 대한 우려’(40.3%)가 뒤를 이었다. ‘민간병원 진료를 신청하지 못한 이유’ 1위는 ‘간부의 눈치가 보여서’(31.8%)가 꼽혔다.
이와 같은 군 현실상 의무실에서 양질의 진료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군병원 등에서 근무한 예비역 중령 A 씨는 “군의관들은 대부분 단기 장교인데 1명을 고치든 100명을 고치든 봉급이 똑같기 때문에 시간만 때운다는 생각으로 건성건성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대급 군의관은 중위 2호봉이 월 120만 원, 대위 2호봉이 월 190만 원을 받는다. 이에 비해 공중보건의의 월급은 각각 180만 원(일반의), 230만 원(전문의)이다. 또 장기 군의관도 소령 4호봉의 연봉이 평균 7300만 원으로 국공립병원(9700만 원)이나 민간 병원(1억3500만 원)의 평균 연봉보다 낮아 장기 군의관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전체 군의관의 96.6%가 대위 이하 단기 군의관이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장기 군의관은 정원이 609명인데 현재 군에는 41명밖에 없다”며 “민간 계약직 의사도 전군에 31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