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 주민투표 동의안 시의회-市선관위에 제출
강원 삼척시가 원자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위한 주민투표 동의안을 삼척시의회와 삼척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 양 기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삼척시는 ‘주민의 복리·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삼척 원자력발전소 유치신청 철회에 관한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주민투표’ 동의안을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삼척시의회는 26일 열리는 임시회에서 주민투표 여부를 결정한다. 총 8명의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동의를 얻으면 통과된다.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의원들이 발의한 ‘원전 건설에 대한 삼척시민의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 시행 청구의 건’에 대해 투표했지만 찬성 5표, 반대 2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시의원이 발의하면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통과된다.
시의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선관위의 결정이 남아있다. 주민투표법 제7조에 ‘국가사무에 속하는 사항인 경우 주민투표에 부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원전에 관한 주민 투표가 국가사무에 해당된다고 결정될 경우 주민투표는 실시되지 않는다. 삼척시는 안전행정부로부터 ‘원전 건설이 국가사무로 주민투표 대상아 아니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상태다. 강원도선관위 관계자는 “중앙선관위와 안행부 등의 의견을 종합해 국가사무인지, 지방사무인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복우 삼척시 미래전략과 총괄기획담당은 “법률 검토 결과 충분히 주민투표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남해군의 주민투표는 유치 전 단계였지만 내용상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와 선관위가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으로 결정하면 시가 발의한 날로부터 20∼30일 이내에 주민투표가 실시된다. 다음 달 말이나 10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척 원전은 전임 김대수 시장 재직 시절 유치했고 정부는 2012년 9월 근덕면 일대를 신규 원전 예정지로 고시했다. 그러나 6·4지방선거에서 ‘원전 반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김양호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삼척시는 원전 유치 철회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