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꽉 막힌 政局]공황상태 빠진 새정치연합
꽉 찬 농성장 만화인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39일째를 맞은 김영오 씨와 함께 21일 광화문광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세월호 추모만화전 추진위원회는 “세월호 특별법은 다시 논의돼야 한다”며 단식에 참여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박영선 진퇴양난
21일 아침 주요 당직자회의는 박 원내대표 대신에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주재했다. 박 원내대표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채 하루 종일 소속 의원들과 주요 인사들을 비공개리에 접촉했다. 두 차례 협상안까지 거부당한 상황에서 꽉 막힌 세월호 정국을 헤쳐 나가기 위한 해법 수렴에 나선 것이다. 박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특별법 처리가 어렵게 된 만큼 다양한 인사를 만나 해결 방안을 들었다”고 전했다.
25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본회의 전까지는 다소 시간이 있는 만큼 박 원내대표는 당장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내기보다는 당 안팎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의견을 모아갈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전략적 냉각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텅 빈 회의실 21일 오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새정치연합은 오전에 주요 당직자회의를 열었지만 박영선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대신 새정치연합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유가족 설득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유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5월 16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난 뒤 “유가족들을 언제든지 다시 만나겠다”고 발언한 것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거듭 면담을 요청하는 김영오 씨(유민 아빠)에 대해 대통령이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외면하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박 대통령이 김 씨를 면담할 것을 촉구했다. 김 수석부대표도 “새누리당도 국가적 과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강경파는 여전히 세월호 유가족의 뜻에 반하는 재합의안은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트위터에서 “특별법은 유족의 요구로부터 출발했으니 유족이 거부하면 따로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도 트위터에서 “‘유가족의 뜻을 따르겠다’ 이것이 정답이다. 당보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강경파도 내부적으로는 흔들리는 모습이다. 세월호 특별법 1차 합의안에 대해 재협상 성명을 냈던 강경파 40여 명은 이날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한 의원은 “당장은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에 대체적으로 공감했다”며 “유가족들의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유가족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명에 참여했던 김영환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지도부를 포함해 굉장히 취약하고 어려운 처지에서 재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전체가 흔들리는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도 “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좀 더 단합하고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이 정국에 대처해야 한다”며 박 원내대표를 지지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