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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나 총무원장인데…” 3억 뜯은 가짜 승려

입력 | 2014-08-22 03:00:00

“납골당 세울것” 사기쳐 구속




회색 승려복과 삭발한 머리, 진중한 말투까지…. 영락없는 승려의 모습이었다. 남편과 사별한 뒤 상속받은 재산을 어디에 투자할지를 놓고 고민하던 강모 씨(62·여)는 2009년 4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인근에서 자신을 한 불교종단의 총무원장이라고 소개한 류모 씨(60)를 만났다.

류 씨는 강 씨에게 “경기 포천시에서 A복지재단이 추진하는 사찰 납골당, 한방병원 건립 사업을 내가 9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며 “3억 원만 빌려주면 10%의 지분을 주고 5개월 안에 10억 원으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류 씨를 만난 강 씨는 종교 단체의 사회공헌사업에 일조한다는 생각으로 흔쾌히 3억 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류 씨는 강 씨의 돈만 챙긴 뒤 곧바로 잠적했다. 류 씨는 범죄행위(사기 등 전과 7범) 등으로 종단에서 제적된 뒤 과거 면식이 있었던 스님을 사칭한 ‘가짜 승려’였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승려 행세를 하면서 사업 인수 투자비용을 빙자해 3억 원을 갈취한 혐의(사기)로 류 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류 씨는 강 씨의 돈을 이용해 호화 도피 생활을 즐겼다. 검거 당시 류 씨는 고급 수입차인 아우디A6를 렌트한 상태였으며 경기 남양주시의 한 모텔에서 여성과 함께 투숙 중이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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