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구 이용 등 선물보따리 풀어… 서방과 관계개선 차단 노려

시 주석은 이날 전용기로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로 떠나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이틀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방문은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2003년 이후 11년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 현지 매체에 보낸 기고문에 몽골행을 ‘친척 집에 가는 것(走親戚)과 같다’고 표현했다. ‘走親戚’는 지난달 시 주석이 한국 방문 때도 언급했던 표현으로 중국 학계에서는 전략적 우호관계 등의 외교적 틀을 뛰어넘는 높은 수준의 친밀감을 과시하는 용어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이 시 주석의 몽골 방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양국 간의 밀접한 경제적 유대는 물론이고 정치·외교적 민감성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몽 간 교역액은 2002년 3억2400만 달러(약 3315억 원)에서 지난해 60억 달러(약 6조 원)로 급증했다. 몽골은 이 중 대외 수입액의 80%, 수출의 3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신화통신 등은 시 주석이 몽골 방문을 통해 자원 개발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 금융협력 부문에서 진일보한 발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륙국가인 몽골에 톈진(天津) 등 중국 항구 4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거부하기 힘든 선물을 안겨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