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2시리즈 액티브투어러 론칭
1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서부 티롤 주(州) 솔덴. 이곳에서 열린 BMW 뉴2시리즈 액티브투어러 론칭 행사장에 선 엔지니어인 마틴 쉬스터 씨는 신차가 최근 가족단위 레저문화가 급성장하는 중국 등을 겨냥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해발 2100m에 위치한 행사장에서는 청바지에 주황색 아웃도어 재킷을 입은 차량 개발자들이 액티브투어러로 아이들과 캠핑을 간 이야기부터 조립용 손수 만들기(DIY·Do it yourself) 가구를 실어오면서 느꼈던 편리성까지 개인적인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풀어냈다.
문제는 BMW 전륜구동차가 후륜구동차처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확보할 수 있냐는 점. 가령 수레가 이동할 때 누군가가 앞에서 끌어주는 게 전륜구동차라면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은 후륜구동차다. 후륜구동차는 통상적으로 전륜구동차보다 탑승자가 안정감을 느끼면서 역동적으로 주행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BMW 측은 “차체 무게중심을 조정하고 액셀을 정교하게 튜닝해 전륜구동차지만 후륜구동차 같은 성능을 낼 수 있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BMW의 ‘작은 혁명’…아시아 타깃의 레저용 차량 내놔
차선이탈방지 기능은 일부 국산차와 대비됐다. 이 기능은 최근 국산 모델에서도 일반화됐지만 운전자 좌석이 심하게 흔들리는 방식으로 차선이탈 신호를 줘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액티브투어러는 차선을 넘어가면 핸들이 적당한 강도로만 떨려 큰 부담이 없었다.
다양한 편의장치도 눈에 띄었다. 운전자에게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어가 BMW모델 최초로 자동차 앞면 유리창이 아닌 별도 화면으로 운전대 앞에 설치됐다. 운전자 눈높이에 맞게 화면을 조절할 수 있어 주행 중에 교통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차량에 실을 짐이 많으면 뒷좌석의 시트버튼을 눌러 좌석을 접을 수 있다. 또 뒷좌석 시트를 아예 앞으로 밀어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트렁크 용량은 최대 1510L까지 늘어난다. 디젤모델의 평균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L당 24.4km에 이른다.
대중성과 프리미엄 이미지 사이에서 고민
공간 확보를 위해 전륜구동 방식을 택했지만 액티브투어러의 외관은 BMW 고유 디자인을 더욱 강조했다. 사람의 콩팥 모양을 닮아 ‘키드니 그릴’로 불리는 앞면 디자인과 긴 휠베이스, 짧은 오버행(자동차 범퍼부터 바퀴의 중심까지의 길이)등 이 회사의 유전자(DNA)를 그대로 유지했다. 콤팩트형 자동차에서 실내공간을 최대화하는 대중화 전략을 내세우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신차 발표 행사장에서 만난 BMW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인 i3를 개발하면서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졌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BMW가 이제는 (액티브투어러를 통해) 돈을 좀 벌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BMW는 2007년 ‘프로젝트 i’를 시작으로 프리미엄급 전기차 개발을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주행 테스트를 거쳤다. 기존 차량을 일부 개조하는 방식이 아닌 설계 단계부터 아예 새로운 형태의 전기차를 만들다 보니 예상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솔덴=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