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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페루… 칠레… ‘불의 고리’ 연쇄 강진

입력 | 2014-08-26 03:00:00

美 25년만에 최대 규모 120명 부상, 포도주 생산지 강타… 1조원 피해
50년 주기설 대지진 공포감 커져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24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이날 오후 페루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일어났다.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24일 오전 3시 20분 샌프란시스코 북동쪽 약 50km에 위치한 내파 카운티에서 일어났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1989년 10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진 발생시간이 새벽이라 잠을 자다 집기가 쏟아져 다친 사람들이 많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건물 지붕과 벽이 무너져 내렸다. 지금까지 주민 200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소년 1명과 어른 2명은 중상이다. 한국 외교부는 “아직 교민 사상자나 피해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주택 여러 채가 불탔고 전기와 수도 공급도 끊겼다. 특히 지진이 일어난 곳은 포도주 양조장으로 유명한 내파밸리가 위치한 곳으로, 보관 중이던 고급 와인이 깨지는 등 경제적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지진은 피해 범위가 넓어 재산 피해액이 최대 10억 달러(약 1조200억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USGS는 “다음 주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40% 이상”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는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오후 6시 21분에는 페루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380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일어났고 전날에도 칠레 중부 항구도시 발파라이소 동북쪽 50km 지점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세계 지진의 80% 이상이 발생하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곳이다. 이 지진대는 남북아메리카 산지와 알래스카, 쿠릴 열도, 일본 열도, 동인도 제도, 뉴질랜드로 이어지는 큰 고리 모양으로 화산도 많아 ‘불의 고리’로 불린다. 1970년 5월 페루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으로 7만여 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강진 발생 ‘50년 주기’설에 따라 대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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