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적연금 활성화대책’ 28일 발표… 재정 투입해 ‘사실상 연금 증액’ 2016년부터 회사 퇴직연금 의무화
연금보험, 연금저축 등 개인연금을 중도에 해지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한 근로자에게는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 수수료를 깎아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2016년부터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돼 이르면 2020년경부터 퇴직금제도가 퇴직연금으로 통합된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28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마련한 퇴직연금제도의 주요 개편방향에는 △단계적인 퇴직연금 가입 의무화 및 사각지대 해소 △자산운용의 자율성 확대 △퇴직연금의 장기가입 및 연금화 유도 △퇴직연금 운영구조 다양화 방안 등이 담겼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연금 가입자가 중도해지하지 않고 연금을 장기간 적립할수록 재정을 지원해 수수료를 더 깎아줄 방침이다. 현재 개인연금 가입자 가운데 10년 이상 연금계약을 유지하는 비율이 52.4%에 불과하고, 가입자 상당수가 일시금으로 적립금을 수령하고 있는 만큼 정부재정을 들여서라도 개인연금 중도해지를 줄여 연금을 통해 노후 소득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수수료가 인하되면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노후에 받을 연금액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 적립액이 1억 원 쌓였을 때 수수료를 0.1%포인트만 낮춰도 매년 10만 원을 아낄 수 있다. 그만큼 퇴직연금 적립액이 불어나는 구조여서 개인별로 수백만 원의 연금 수령액 증대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300명 이상 사업장은 2016년부터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해 2020년 이후에는 모든 사업장이 퇴직연금에 가입하도록 하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담을 방침이다. 지금은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가입을 권고할 뿐 별도로 가입을 독려하지는 않는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퇴직연금 가입자는 499만5000명으로 전체 상용근로자의 48.2%에 그치고 있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91.3%가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는 반면 중소기업 가입률은 15.9%에 불과하다.
세종=문병기 weappon@donga.com / 이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