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에 막힌 政局]첫 면담, 해법 못찾았지만 대화 물꼬 “배석한 주호영-김재원 나가달라”… 유족측 문제제기에 초반 냉랭 김태호 “靑-정부 더 설득 나서야”… 이정현 “엄마에게 떼 쓰듯” 野 비판
“빠지세요” “일단 앉으시죠” 새누리당 원내대표단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들이 25일 국회에서 마주 앉았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오른쪽)이 주호영 정책위의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왼쪽)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퇴장을 요구하자 이완구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우선 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초반에는 신경전…“계속 대화하겠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나는 원내대표를 만나겠다고 했지 주호영 의장, 김재원 수석부대표 이 양반들은 보고 싶지 않다.
▽이완구 원내대표=일단 앉자. (두 사람이) 나가더라도 이따 나갈 테니까.
▽김병권=예의는 두 분이 먼저 안 지키지 않았나, 두 분이.
▽김재원=이간질한 게 없다. 나에게 연락한 분들을 만난 것이 전부다.
이후 오후 6시 50분까지 비공개 면담이 진행되면서 서로 어느 정도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오해를 씻고 소통을 많이 했다”고 밝혔고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자주 만나면 (오해가)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김형기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라디오에서 ‘새누리당이 기존 안에만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얘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있었다”며 “대여(對與)투쟁도 하겠지만 이제 대화 국면”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다른 참석자들은 “새누리당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시간이 갈수록 정국 파행에 대한 여권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유가족과의 대화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 김무성 “고달픈 서민 위해 법안 분리 처리” 야당 압박
박근혜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당 내부에서 미묘하게 의견이 갈렸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제 청와대, 정부가 더 고민하고 설득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이해와 설득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할 일들을 대통령에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좋아하는 장난감을 고를 수 있는 나이임에도 엄마에게 떼를 쓰며 골라 달라고 하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모습”이라고 했다. 비박계가 장악한 새누리당 지도부에 친박의 목소리도 있다는 시위성 발언이라는 시각도 있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