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영국영화 중에서 데이비드 린 감독이 ‘콰이강의 다리’(1957년)와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년)로 두 차례나 기록한 아카데미 최다 수상 기록(7개)을 깬 것이었다. 20년간 할리우드 제작사를 설득하다 좌절해 직접 제작한 이 영화로 그는 제작비의 스무 배가 넘는 수익을 남기며 영화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그 주인공이자 7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영국의 명배우 리처드 애튼버러(사진)가 24일 숨졌다. 향년 91세. 18세 때 배우로 데뷔한 애튼버러는 할리우드 데뷔작인 ‘대탈주’(1963년), 산타클로스 역으로 유명한 ‘34번가의 기적’(1994년) 등에서 주로 따뜻하면서도 친근한 배역으로 사랑받았다.
1976년 기사 작위를 받은 데 이어 1993년 ‘애튼버러 남작’이 됐다. 2004년 동남아를 덮친 지진해일로 딸과 손녀가 실종되는 아픔을 겪었고 2008년 뇌중풍(뇌졸중)을 겪은 뒤 런던 남서쪽 자택에 칩거해 왔다. 다큐멘터리 제작자 겸 박물학자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의 형이기도 하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