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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마포 석유비축기지, 문화기지로 변신

입력 | 2014-08-26 03:00:00

2002월드컵 앞두고 테러위험에 폐쇄… 대형 탱크 공연-전시장 2016년 완공




서울 마포구 매봉산에 있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10년 넘게 방치됐던 이곳이 2016년 말까지 문화가 흐르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아래 사진은 ‘마포 석유비축기지 설계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한 작품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 서울시 제공

서울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 있는 ‘마포 석유비축기지’(10만1510m²)는 1970년대 산업화의 유산이다.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며 정부는 석유비축 정책을 추진했고 이에 이곳 산자락에 대형 석유탱크 5개가 세워졌다. 높이 15m, 지름 15∼38m의 석유탱크에는 131만 배럴의 석유를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2002년 한일 월드컵경기를 앞두고 이 석유기지는 ‘찬밥’ 신세가 됐다. 국가보안시설인 석유기지 바로 옆에 서울월드컵경기장 신축이 결정됐기 때문. 테러 위험을 우려한 정부는 마포 석유기지의 폐쇄를 결정했다. 2000년 안에 있던 석유는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산자락엔 거대한 원형 석유탱크들만 흉물스럽게 남았다. 서울시 공공정책팀 관계자는 “당시 안에 있던 석유는 경기 용인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석유기지의 관리권은 석유공사에서 서울시로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10년 넘게 방치돼 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문화공간으로 개발한다.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국제현상설계 공모전’을 펼친 결과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1등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10월 설계 계약을 마치고 2016년 말까지 석유기지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땅으로부터…’는 건축사 백정열(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이재삼(팀텐 건축사사무소 대표) 허서구 씨(한양대 조교수)의 공동 작품. 석유탱크들은 200석 규모의 실내외 공연장, 기획·상설 전시장 등으로 만들어진다. 이번 공모전에는 건축사 227명이 작품 95점을 출품해 경합을 벌였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