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창조금융 실천계획 보고 등급 매겨 금융권 保身주의 타파… 일각 “고객돈 투자 현실 무시” 비판
이날 발표된 방안은 은행들의 인사·평가 기준, 당국의 금융사 제재방식 등을 바꿔 금융권의 보수적인 영업 관행을 뜯어고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수십 년간 굳어져 내려온 은행업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금융당국은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는 직원에 대한 면책(免責)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은행 직원들이 기업 대출에서 한 번이라도 부실이 나면 재기가 힘들 정도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절차나 규정상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은행들이 직원에게 별도의 책임을 묻지 않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은행의 내부성과평가(KPI)도 기술금융 실적에 가중치를 부여해 직원을 평가하도록 바꾸고, 금융사 직원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도 현 수준의 90% 이상을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날 대책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업의 본질을 간과한 처사”라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험적인 지분투자를 업(業)으로 삼는 투자은행(IB)이면 몰라도, 자기 돈이 아닌 고객의 돈을 받아 굴려야 하는 상업은행은 천성 자체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은행은 기업의 동물적 투자 본능을 평가, 통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기능을 없애라고 하면 자칫 금융시스템의 큰 위기가 생길 수 있다”면서 “오히려 ‘보신주의’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어차피 은행들도 다른 수익원의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고 산업계도 원활한 자금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