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대학 24곳 ‘차별화된 강점’ 동아일보-채널A-딜로이트 공동평가
단국대, 찾고 싶은 취업상담실 단국대는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취업상담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학생이 상담실을 친숙하게 생각하자 방문 횟수도 부쩍 늘었다. 단국대 제공
그렇기 때문에 최우수나 우수 대학으로 선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청년드림대학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기본적인 역량이 검증된 대학이다. 또 언제든 최우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대학이다.
실제로 청년드림대학 24곳이 취업, 창업에 쏟고 있는 열정을 들여다보면 대학가에 확산시킬 우수 사례가 매우 많다.
영남대, 1학년때부터 진로 탐색 영남대의 진로탐색 프로그램 YU DNA는 저학년을 대상으로 대학 생활과 취업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영남대 제공
요즘은 대학마다 취업지원실을 운영하는 곳이 많지만 상당수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뻔한 프로그램을 내걸어 학생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탓이다. 지난해 청년드림대학 평가 분석 과정에서도 대학의 취업지원실을 학생들이 외면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한층 돋보인다. 공급자 마인드를 버리고 수요자를 끌어당기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경희대의 찾아가는 상담실이 대표적이다. 학생회관을 비롯해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건물 앞에서 간단하게 심리검사를 하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스트레스 검사를 해주고, 전공을 바꾸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관련 상담을 해주는 식이다.
단국대는 취업지원실과 별도로 단과대 내에서도 취업상담실을 운영한다. 쉬는 시간이나 등하굣길에 쉽고 편하게 상담실을 찾을 수 있어서 상담 건수가 크게 늘었다. 단과대 상담실은 규모가 작다 보니 학생 개개인의 성향까지 읽고 기억할 수 있어서 세심한 상담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경대는 아예 상담을 반드시 받아야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강력한 방법을 택했다. 취업 교과목 중에서 저학년 과목인 ‘자기계발 및 진로설계’ 수강자는 해당 학기에 한 번 이상 대학의 청년고용센터를 방문해서 의무적으로 진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저학년 과목인 ‘취업전략’ 수강자 역시 취업 상담을 한 번 이상 받도록 했다.
중앙대, 동문들과 취업박람회 지난해 9월 서울 중앙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회사 부스에는 최근 취업한 동문들이 다수 참석해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중앙대 제공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멘토링이 보편화된 현상이다. 이는 취업 준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취업에 성공한 사연의 주인공을 멘토로 삼아 취업 준비를 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자신과 스펙이나 이력이 비슷한 동문 선배들의 취업 성공기는 재학생들에게 가장 강력한 응원이자 방향타가 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청년드림대학 평가에서도 대학생들의 수요를 조사해보니 동문 선배들을 연결해 달라는 요구가 매우 높았다. 9개 평가 항목에 대해 대학생에게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졸업생-재학생 연계 정보’가 세 번째로 높았다.
이런 요구를 재빨리 읽어낸 대학들이 있다. 충남대는 ‘선배를 잡(Job)아라’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일종의 선후배 직업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학생이 학교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취업에 성공한 선배 한 명이 재학생 두 명과 멘토링 관계를 맺어 3인 1조를 이룬다. 취업 준비 과정부터 취업 이후 생활에 이르기까지 상담은 물론이고 모니터링까지 해준다.
선배들이 단체로 나서 후배들을 이끄는 대학도 있다. KAIST의 경우 학생들이 대부분 취업보다는 석·박사 과정을 택하기 때문에 취업에 특화된 지원은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 대신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에 맞춰 다각도로 밀착 지도를 하고 있다. 전문가인 아카데믹 카운슬러와 함께 여러 학과에서 모인 석·박사 선배 80명이 나서서 학부생의 진로나 학업에 대한 애로사항을 상담해준다. 학생들은 아카데믹 카운슬러와는 대면 상담을 할 수 있고, 석·박사 선배들과는 대면상담은 물론이고 e메일, 전화 상담을 통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지난해 이를 통해 개인상담은 694건, 집단상담은 663건이나 진행됐다.
전북대는 ‘평생지도교수제’를 통해 지도교수가 학생들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다. 학생 경력 관리 프로그램인 ‘큰사람 프로젝트’ 시스템을 통해 지도교수가 학생들을 입학 직후부터 졸업할 때까지 일일이 관리하는 게 특징. 학생 개개인의 행적이 경력 관리 프로그램에 오롯이 담기기 때문에 지도교수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매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업 이후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까지 상담해주는 경우도 있다.
광운대, 벤처자금 최대 100만원 지원
대학생들의 창업이 활성화된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청년 창업은 걸음마 수준이다. 대학생들이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데다 창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에 대학들도 재학생들의 창업을 전폭적으로 돕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계명대는 학교 기업을 통해 학생들이 창업 과정을 배우면서 적잖은 매출까지 올렸다. 패션마케팅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TDB라는 자체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 기획부터 생산, 판매, 홍보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도맡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간 직접 매장을 운영해 1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광고홍보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지난해 7월 설립한 스탠딩에그커뮤니케이션은 인근 중소기업들에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해 3500만 원을 벌었다.
창업 마인드를 확산시키려 노력하는 대학도 있다. 조선대가 지난해 10∼11월 열었던 ‘성공 실패 창업 스토리텔링 대회’가 이런 경우다. 성패에 상관없이 창업 스토리를 가진 재학생이 경험을 나눔으로써 창업 정신을 북돋우자는 의도였다. 기존의 창업 경진대회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대회는 실제 창업 과정의 생생한 경험들을 공유하는 기회였다.
창업 동아리에 대한 지원도 강화되는 추세다. 광운대는 3명 이상이 모여 창업 동아리를 꾸리면 대학이 최대 100만 원의 창업 준비 자금을 준다. 특허와 마케팅, 기술개발 등 창업과 관련한 모든 활동도 도와준다. 지난해 9개의 창업 동아리가 창업 아이템 시제품을 만들고 사업화를 추진할 정도로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부산대는 창업 동아리 발굴 육성 사업을 통해 학내 창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 동아리 21곳을 발굴해서 각종 창업경진대회에 나가도록 지원해 여러 건의 수상 실적을 거뒀다.
< 특별취재팀 >
▽팀장 이헌진 산업부 차장(청년드림센터 팀장)
▽팀원 김희균 차장(정책사회부)
이은택 전주영 임현석(정책사회부)
정세진(산업부) 강버들 기자(채널A 사회부)
박수열 매니저(청년드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