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이 오염됐다는 것은?
강, 호수, 바다 등에 문명사회로부터 배출된 오염물질이 섞여 들어가, 생물체가 살아가기 힘들게 된 상태를 ‘물 오염 상태’라고 말합니다. 즉, 물을 오염시킨 주범은 바로 사람들이고, 그것으로 인해 지구 생태계의 생물체가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용존산소량(DO)은 말 그대로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수중생물들도 호흡을 하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산소가 필요합니다. 어항 속에 공기발생기를 설치해 주는 것도 물고기가 숨을 쉴 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용존산소량이 클수록 깨끗한 물입니다.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은 물속 미생물의 호흡에 소비되는 산소의 양을 뜻합니다. 이 값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미생물이 많다, 즉 물이 오염됐다는 뜻입니다.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은 물속에 녹아있는 각종 오염물(화학적 물질)이 산화할 때 필요한 산소의 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역시 오염물질이 많을수록 높게 나옵니다.
○ 기름 유출로 인한 오염
2007년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전국 각지에서 130만 명이나 되는 자원봉사자들이 찾아가 일일이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을 했고, 이 덕분에 불과 2년 만에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그 후로도 빈번하게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2월 15일에도 부산 앞바다에 상당량의 기름이 유출돼 바다를 오염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기름이 물 위에 뜬다는 것입니다.
기름이 물 위에 뜨는 것은 물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밀도란 단위 부피에 대한 질량, 즉 물체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물보다 밀도가 낮은 것은 물 위에 뜨고, 밀도가 높은 것은 가라앉습니다. 이렇게 물 위에 뜬 기름은 넓게 퍼지면서 얇은 막을 형성합니다. 바로 이 기름막이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 바닷속 산소를 부족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바다에 살고 있는 어류뿐 아니라 갯벌에 사는 조개류 등의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바다뿐 아니라 강이나 호수의 오염도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하천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은 바로 생활하수, 공장폐수, 축산하수 등입니다. 특히 공장폐수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물을 오염시키는 생활하수와 달리 갑자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중금속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됩니다.
1991년, 구미공단의 한 전자회사에서 페놀 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페놀은 낙동강을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 경상도 일대의 수돗물을 식수는 물론이고 목욕물로도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고, 식수를 마신 시민들은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또 공장폐수의 높은 온도는 하천의 수온을 상승시켜 온배수 공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온배수 공해로 물고기가 피해를 입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기체의 용해도 때문입니다. 기체는 온도나 압력에 따라 녹는 양이 달라집니다. 물의 온도가 낮을수록, 압력이 높을수록 더 많은 기체가 녹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장폐수로 인해 하천의 수온이 상승하면, 그 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결국 산소 부족으로 인해 물속 생물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것입니다.
○ 사이다 거품 관찰
온도가 낮을수록 더 많은 기체가 녹을 수 있다는 것은 간단한 실험으로 알 수 있습니다. 실온에 둔 사이다와 시원한 냉장고에 둔 사이다의 뚜껑을 따 보면, 실온에 둔 사이다에서 더 많은 거품이 나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사이다에는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는데,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녹을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적어집니다. 그래서 사이다를 실온에 두면 온도가 낮은 냉장고에 둔 것보다 더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만 녹아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녹지 못하고 남은 이산화탄소가 뚜껑을 열면 거품으로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오염된 물을 깨끗이 정화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먼저 물에 섞여 있는 오염물질을 침전시킨 다음 윗부분의 물만 걸러냅니다. 그리고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약제나 미생물을 이용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물로 만듭니다. 이러한 일을 하는 곳이 바로 하수처리장입니다. 하수처리장에 가면 이 과정을 차례로 볼 수 있습니다.
고희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