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국제 학술대회
2013년 9월 26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된 제32회 UN제정 세계 평화의 날 기념 Peace BAR Festival 2013. 경희대 제공
세계 평화의 날 ‘인류의 도덕성’ 회복 논의
1981년 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가능성까지 제기되던 때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세계대학총장회(IAUP) 제6차 총회가 열렸다. 총회 회장을 맡고 있던 조영식 당시 경희학원장은 유엔이 세계 평화의 날과 해를 제정하도록 하는 ‘코스타리카 결의문’을 제안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은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코스타리카 정부의 협조를 얻어 1981년 11월 30일 제36차 유엔총회에 공식안건으로 결의안을 상정했다. 유엔은 당시 15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1986년을 세계 평화의 해로 지정하고, 매년 9월 셋째 화요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선포했다.
세계 평화의 해는 상징적인 기념일일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끼치기도 했다. 세계 평화의 해인 1986년 1월 1일 미국 레이건 당시 대통령과 구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평화의 해인 만큼 서로 협력하여 세계평화를 이룩하자”는 메시지를 역사상 최초로 상대 국민에게 보냈다. 그해 11월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양국은 정상회담을 열고 핵무기 폐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우주의 근원과 인류의 미래’ 토론의 장
경희대는 다음 달 21일부터 6일간 PBF 2014를 열고 우주에 대한 통찰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연다. 올해는 ‘우주, 인간, 문명: 우주관을 통해 본 인류의 미래’가 주제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인류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살고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성찰을 담았다. 경희대 측은 “설립자인 조영식 박사는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땅을 보라고 주창했다”며 “인간 사회의 군상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을 보는 우주적 인간관이 경희대의 인간관”이라고 밝혔다.
올해 PBF 2014의 두 가지 키워드는 ‘코스모스’와 ‘빅 히스토리’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는 무한한 우주와 비교되는 인간의 무지, 그리고 무지의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코스모스는 인류가 쌓아온 지식과, 아직까지 인류가 알아내지 못한 세계에 대한 자세 등을 담았다. 또 하나의 메시지인 ‘빅 히스토리’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경희대 관계자는 “빅 히스토리는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 속에서 인류의 위치를 재정의하고 거대한 역사를 써 나간다는 학술상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개막은 경희대 천문대 공개 관측식으로 시작한다. 경희대는 천문대 공개 관측과 함께 행사 기간 내내 교내 교수진이 참여하는 오픈 심포지엄, 학생이 주도하는 UNAI ASPIRE 포럼과 북토크, 학생-교직원 공모전 등을 연다. 경희대 관계자는 “인간과 문명의 앞날을 상상하는 빅 히스토리가 우리 눈앞에 있다”며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어 이번 행사는 학문의 미래, 인류의 미래를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