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주인공 장보리(오연서·오른쪽)와 딸 장비단(김지영). MBC 제공
‘장보리’는 오랜 가뭄에 시달리던 MBC 드라마계엔 단비 같은 존재다. 오후 8시대 주말극 경쟁에서 MBC는 늘 KBS2에 밀려 왔다. 요 근래 이 시간대 드라마가 KBS2를 누른 건 지난해 MBC ‘금 나와라 뚝딱’이 최고 시청률을 찍었던 후반부와 KBS2의 ‘왕가네 식구들’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초반부가 겹치는 1주 정도다. 평균 시청률이 KBS2 드라마를 앞선 것은 MBC에서도 “데이터를 찾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래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장보리의 성과는 놀랍다. 전체 시청률 1위인 이 드라마는 이달 17일 ‘마의 30%대’ 시청률을 돌파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총 50부작 중 40회가 방송됐던 24일에는 31.8%로 시청률 기록을 또 갈아 치웠다(참고로 40회의 부제는 ‘좋아! 그럼 같이 죽어!’).
여주인공의 달달한 로맨스를 비롯해 웃음거리가 많은 것도 막장계에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복 명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며느리들의 경합도 볼거리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이 드라마가 ‘막장이냐 아니냐’를 두고 토론하는 누리꾼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장보리의 팬들은 이 드라마를 ‘고품격 막장’ ‘로코 막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막장도 부단히 노력하고 발전해야 인기를 얻는다. 막장에도 ‘격’은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