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혐한분위기 커지고… 최근엔 엔화약세 겹쳐 “中시장으로 눈 돌려야 활로”
10년 가까이 일본에 김치를 수출해온 국내 식품업체 A사 관계자는 “2, 3년 전부터 일본에서 한국 제품이나 문화를 배척하는 혐한(嫌韓) 분위기가 점차 커지는 데다 최근에는 엔화 약세까지 겹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대(對)일본 김치 수출량과 수출액이 2011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1만456t, 3538만 달러어치의 김치가 일본으로 수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1712t, 4040만 달러)보다 물량은 10.72%, 금액은 12.43% 감소한 수치다. 김치 수출업체들이 혐한 분위기 탓에 일본 내 마케팅을 펼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또 엔화 약세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김치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2011년 10월 100엔당 1575원 선까지 올랐던 엔화는 최근 975원 선까지 하락했다. ‘종가집’ 김치를 수출하는 대상FNF 관계자는 “엔화 약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현지인 입맛에 맞는 김치를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도 늘고 있어 여러 면에서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동안 증감을 반복했던 김치 수입량과 수입액도 올 들어 줄어드는 추세다. 올 들어 7월까지 12만512t, 5922만 달러어치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12만7652t, 6862만 달러)보다 각각 5.59%, 13.70% 감소했다. 수입 물량의 90% 이상은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시장으로의 김치 수출을 늘려 전체 수출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수입식품의 위생 기준을 강화하면서 한국산 김치의 수입을 사실상 중단시킨 바 있다.
KOTRA,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은 최근 중국 바이어를 초청해 ‘차이나 비즈니스 플라자’를 열고 김치 홍보관을 운영하는 등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김치 수출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