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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내세우며 장외로 간 강경파, 민생정치 국민뜻 거슬러”

입력 | 2014-08-28 03:00:00

[세월호법에 막힌 政局]투쟁중단 연판장 주도 황주홍 의원
“정치 핵심은 투쟁 아닌 타협… 정당과 시민단체 역할 달라”
중도파 “의원 30여명 뜻 함께해”… 일각선 중도정당 창당론 거론도




“재야 시민단체는 말 그대로 재야에 있고,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있어야 한다. 정치의 요체는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중도파 의원들의 ‘장외투쟁 반대’ 연판장을 주도한 황주홍 의원(사진)은 27일에도 정당과 시민단체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판장 작업의 결정적 계기는….

“26일 ‘분리 국정감사’에 따른 1차 국감이 시작돼야 했다. 그런데 장외투쟁을 선언하면서 국감이 열리지 않게 됐다. 더구나 분리 국감은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다. 몇몇 의원들과 ‘이건 아닌데’란 얘기를 나눴고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머릿속으로는 집권을 생각하지만 전혀 실천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게 문제다. 결과적으로 계속 박근혜 대통령만 도와주고 있다.”

―그동안 중도파는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았는데….

“강경파는 장외투쟁을 주장하면서 ‘국민’을 거론하지만 정작 많은 국민은 ‘민생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 대부분과 동떨어진 사고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불행이자 당의 비극이다. 누가 대표, 원내대표가 됐더라도 (당의 대다수인) 강경파의 뜻을 거스르기란 쉽지 않았을 테지만 7·30 재·보궐선거 참패라는 비상한 상황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무릎을 꿇은 것은 대단히 안타깝다.”

연판장 서명에 공개적으로 참여한 의원은 15명. 김동철 박주선 유성엽 의원 등 호남 지역 중도파, 민홍철 조경태 의원 등 영남 지역 의원들, 정보통신부 차관과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원장 등을 지낸 변재일 의원, 3군 사령관 출신인 백군기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27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활동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 의원은 “뜻은 같이하지만 실명 공개를 유보해 달라고 요청한 의원들까지 합하면 30여 명이 된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서명파 15명을 중심으로 “시민단체와 차별화를 꾀하지 못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만년 야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과거 민주화운동에 몸담았던 김무성 대표가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데 대해 바짝 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 대표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출신이자, 새정치연합의 정신적 기둥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맞수인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제자’다. 호남의 한 3선 의원은 “우리는 늘 ‘정통민주세력’을 표방하면서 현 여권을 ‘독재 정권 후예들’로 낙인찍어 왔지만 김무성 체제 출범 이후 ‘독재 대 민주’란 도식이 깨져버렸다”며 “우리로서는 낭패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지난주 토요일인 23일 서울 서초구 한 음식점에서 YS계 김덕룡 전 의원 등과 함께 김 대표의 대표 취임을 축하하는 저녁 모임을 갖기도 했다. 권 고문과 김 전 의원은 민추협 공동이사장이다.

‘만년 야당 타개책’의 한 방법으로 당 일각에선 중도 정당 창당론도 솔솔 나온다. 호남의 한 의원은 “2003년 겪었던 분당(分黨·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인한 새천년민주당 분당) 트라우마가 워낙 강하지만 중도 정당 외엔 돌파구가 없다는 절박감도 크다”고 전했다.

조수진 jin0619@donga.com·손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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