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오씨 단식 중단. 사진=동아일보 DB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서울시 동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의 단식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김 씨는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않았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 씨는 둘째 딸과 어머니의 간청, 그리고 장기적인 싸움에 대비한 차원에서 단식을 중단했다. 또한, 유경근 가족 대책위 대변인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등 동조 단식 중인 국회의원들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단식 중단 결정 배경은 김 씨의 둘째 딸 유나 양의 이모부 박용우 씨가 설명했다. 그는 "유민 아빠가 병원에 실려간 후 각계각층, 전국 각지, 해외 각지에서 수만 명의 국민이 유민 아빠를 대신하겠다고 동조 단식에 참여하였다. 다른 유가족들도 국회 등에서 농성하며 유민 아빠 몫까지 싸우겠다고 적극적으로 단식을 만류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언니(고 김유민 양)를 잃고 아빠에 대한 허위, 비방성 의혹 제기로 사생활까지 위협받고 있는 둘째 유나도 아빠까지 잘못될까 봐 걱정하며 단식을 중단할 것을 계속 간청하였고, 시골의 노모도 그 사실(단식)을 알고 계속 우시며 막내아들인 김영오 씨를 만류하다가 과거 수술 부위가 안 좋아지는 등 문제가 생겼다"며 "여전히 협상에 진전이 없어 언제 특별법이 타결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김영오 씨는 유일하게 남은 딸 유나, 모친 등 가족을 위해, 유가족들의 요청과 국민의 염원에 따라 단식을 중단하고 보식을 하며 장기적인 싸움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주치의인 동부병원 이보라 내과 과장은 "김영오 씨가 입원 일주일 째 단식 중단을 결정해 주치의로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그동안 수액치료만 했는데 부작용은 없었다. 보식 시작하는데 여러 합병증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더 긴장된다. 별 탈 없이 보식할 수 있도록 최선 다 하겠다"고 밝혔다.
가족 대책위 유 대변인은 유가족들이 돈을 받았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며 루머 유포자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김 씨는 가족 대책위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단식 중단 결정 이유를 묻자 "둘째 딸 유나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나가 자꾸 아빠하고 밥 같이 먹고 싶다고 걱정을 너무 많이 한다. 그리고 시골에 계시는 노모, 어머니께서 22일 날 TV 뉴스 보고 알게 되셔서 그때부터 계속 우신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또 여당과 유가족의 대화에 진전이 없다면서 "장기전으로 갈 것 같아 밥을 먹고 보식을 하면서 광화문에 나가서 국민과 같이 함께 힘을 합치려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단식으론 사태 해결이 안 되는 장기전이 될 것 같아 새로운 투쟁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