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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굿모닝 건강칼럼]고도난청엔 인공와우 삽입술 효과있어

입력 | 2014-08-29 03:00:00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김규성 교수

50대 후반의 A 씨는 서서히 청력이 나빠져 수년째 보청기를 착용해 왔다. 최근에는 상태가 더 나빠져 일상적인 대화도 나누기 어려워 상대의 입술 모양을 보고 겨우 의사소통을 하는 수준이다. 그러던 중 최근 인하대병원에서 인공와우 삽입술을 받고 다시 청력을 되찾았다. 수술 전 검사에서 열 개의 단어를 들려주었을 때 하나도 제대로 분별할 수 없었지만 수술을 한 지 두 달 만에 거의 대부분의 단어를 정확히 알아듣고 가족과 대화도 하고 있다. A 씨 같은 고도난청 환자들은 인공와우 삽입술을 받는 게 좋다. 이 수술은 귀 뒤에 있는 측두골이라는 뼈에 5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큰 내부 기기를 삽입하고 피부 바깥에 보청기와 비슷한 외부 기기를 착용해 소리를 직접 청신경에 전달하도록 해준다.

국내에서 수백 명의 환자가 이 수술로 청력을 되찾았다. 선천성 난청을 지닌 소아와 후천적으로 청력이 나빠진 성인까지 수술이 가능하다. 소음이나 노화에 의한 고음역 난청의 경우, 이식형 보청기 시술이 국내에 도입돼 기존 보청기로 도움을 받지 못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다만 수술을 받은 뒤에도 의사와 전문청각사 및 언어치료사들에게 꾸준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인하대병원은 인천 지역에서 처음으로 2004년 인공와우 삽입술을 시행한 뒤 40여 명의 소아 및 성인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청력을 찾아줬다. 소아와 저소득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복지 재단 및 기기 회사의 도움을 받아 비용도 지원해 준다.

헬렌 켈러는 “보이지 않는 것은 사물과의 단절이지만, 들리지 않는 것은 사람과의 단절”이라고 말했다. 난청은 단순히 대화가 힘든 것에 그치지 않고 가족관계를 악화시킨다. 나아가 사회에서 개인을 고립되게 만들기도 한다. 난청 때문에 일상생활을 포기할 게 아니라 발달된 의료기술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게 좋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김규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