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사태 ‘제3의 戰線’ 형성… 러, 정상회담 하루만에 군사개입 우크라 반발… 안보리 소집 요구 동부 친러 반군도 총공세 나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27일 자국 영토를 점령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미국 정보당국도 러시아군의 개입을 확인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개입이 구체적으로 확인된다면 4개월 넘게 이어지던 우크라이나 내전은 새로운 양상으로 번지게 된다.
불과 이틀 전인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와 터키를 방문하려던 포로셴코 대통령은 출장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과 유럽연합(EU)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긴급회의를 열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군이 침공한 것인지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전투에 참가했던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25일부터 러시아에서 중무장 병력이 넘어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병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탱크와 장갑차에는 반군 측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깃발이 꽂혀 있었지만 우리와 싸운 병력은 분명히 1000명이 넘는 러시아 정규군이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중무장 병력이 러시아의 로스토프에서 이동해 왔으며 국경에는 2만 명의 러시아 병력이 추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노보아좁스크는 반군 장악 지역인 도네츠크에서 120km, 루간스크에서 230km나 떨어져 있다. 이곳에서 전투가 시작되면 우크라이나는 제3의 전선에 매달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집중 공세로 붕괴 위기에 몰린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친러 반군에 숨통을 터주기 위해 남부지역에 새 전선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동시에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도 반군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도네츠크의 전략 거점인 사브르 모힐라 언덕이 28일 반군의 수중에 넘어갔다.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도 최근 러시아 병력이 합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프리 파이엇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점점 더 많은 러시아군이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네츠크 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 총리도 러시아군의 개입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28일 러시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000∼4000명의 러시아 의용대가 반군에 가세했다. 의용대에는 예비역 군인과 현역 군인들이 있으며 현역 군인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내전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정부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