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급증하면서 외국인이 올해 2분기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내국인이 외국에서 쓴 카드 사용 액수를 조만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국인(비거주자)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29억1000만 달러(약 2조9400억 원)로, 1분기(22억2000만 달러)보다 3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금액(29억8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2008년만 해도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금액의 34.1%에 불과했다. 이후 한류 열풍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비중은 2009년 50.1%, 2011년 53.3%, 2013년 80.7%로 급증했고, 올해 2분기 97.6%에 이르렀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5월 노동절 연휴 때 중국인 관광객이 전달보다 80% 가량 급증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수도 994만9000장으로, 1분기보다 46.6%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장당 카드 사용 금액은 293달러로 전 분기(327달러)보다 줄었다.
한편 2분기에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도 29억80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5.4%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국인 출국자 수가 2분기 367만 명으로 전분기보다 6.6% 감소했지만,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장수가 705만9000장으로 전 분기 대비 1.8% 늘었다. 장당 사용금액은 422달러로 3.6% 증가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