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년 된 사생활 폭로紙 ‘추한 비밀’ 스캔들 뒷이야기, 스릴러처럼 전개
기자들이 특종을 따내기 위해 유명인들의 휴대전화 음성 사서함을 해킹했던 이 사건은 후에 이를 알면서도 눈감아주었던 영국 경찰과 일부 정치인의 공모까지 합쳐져 거대한 스캔들이 되었다. 관련 기자들과 경찰들은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은 국회에 출석해 대질심문을 받았다. 그 혐의가 아들 제임스 머독에까지 이르자 결국 그는 신문의 폐간을 결정했다. 이 스캔들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는 한 남자의 외롭지만 의로운 싸움이 있었다. 그는 바로 영국 일간 가디언 지의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던 닉 데이비스였다. 그가 지난달 31일 펴낸 신간 ‘해킹 전쟁’(사진)에서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데이비스는 이 사건의 시작은 순전히 우연이었다고 술회한다. 그는 2008년 영국 신문들의 뒷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밝힌 책 ‘평평한 뉴스(Flat Earth News)’를 발표했고, 그 홍보의 일환으로 BBC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서 대담을 하게 되었다. 그 상대 참가자는 바로 뉴스 오브 더 월드의 기자 스튜어트 커트너였다. 그 자리에서 커트너는 클라이브 굿맨(뉴스 오브 더 월드의 기자로 2006년 영국 왕실 인사들의 전화를 해킹한 사건으로 유죄선고를 받음) 사건을 언급하며 굿맨을 제외한 다른 기자들은 불법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그 방송 후 한 인사가 익명을 요구하며 데이비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뉴스 오브 더 월드의 대부분의 기자들이 전화 해킹을 공공연하게 해왔으며 피해자들은 수천 명에 이른다고 제보했다. 그의 양심 고백은 커트너의 거짓말에 기인한 것이었다. 데이비스는 클라이브 굿맨 사건에 대한 취재를 다시 시작했다. 그 제보는 사실이었다. 그뿐 아니라 커트너와 신문의 편집장인 앤디 쿨슨을 비롯한 다른 기자들도 해킹을 자유롭게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데이비스는 2009년 7월 가디언 지에 기사를 썼고, 그 결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런던=안주현 통신원 jennifera@usborne.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