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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터질듯한 제주공항, 대안은 없나

입력 | 2014-09-01 03:00:00

당초 예상보다 빠른 2018년 포화
국토연구원 “공항건설 조기착공을”… 기존공항 확장-신공항 2가지案 제시
정부, 2015년 9월까지 타당성 조사용역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이 포화 상태가 되는 예상 시점이 당초 2025년에서 2019년으로 앞당겨졌다가 2018년으로 더 당겨졌다. 하지만 제주도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9월 중순 제주공항 항공 수요 조사 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실제 핵심 내용은 이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공표했다. 원 지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의 ‘제주공항 항공 수요 조사’ 연구용역 결과 포화 시점이 2018년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 제주도, 정부 결정에만 의존 지적도

국토연구원은 2012년 ‘제주 신공항 연구보고서’에서 2019년 연간 항공기 운항 횟수가 17만2000회로 활주로 용량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이보다 1년이 더 앞당겨진 것이다. 정부가 확정한 제4차 공항개발중장기(2011∼2015년) 종합계획에서 제주국제공항이 2025년 포화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에 비해 7년이나 빠른 것이다. 특히 이 종합계획에서 2020년 제주국제공항 이용객을 1988만7000명으로 예상했는데 지난해 이미 2005만 명을 돌파했다. 새로운 공항 건설에 7∼10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제주국제공항 확충 계획을 빨리 확정해야 하는 당위성이 힘을 얻는 이유다.

제주도의 공항 건설 계획은 1990년 제주권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 이후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2006년), 제주광역도시 계획(2007년),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2011년)등에서 여러 차례 제시됐다. 각종 연구와 용역에서 공항 건설 필요성이 도출됐지만 제주도는 중앙정부의 결정에만 의존하는 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신공항 건설땐 환경문제 발생 단점

국토연구원 측은 제주공항 포화에 대비한 ‘공항 건설 조기 착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공항과 달리 관광 수요가 중심인 제주공항을 최우선 국책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공항 대폭 확장, 신공항 건설 등 2가지 안을 제시했다. 신공항 건설은 소음 피해, 고도 제한 등의 영향이 적고 24시간 공항 운영, 비행선 확보가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심 공동화와 환경 문제 발생 등이 단점이다.

바다에 신공항을 만드는 해상형은 예산 14조2334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2012년 당시 제주 지역에서는 기존 공항 폐쇄를 전제로 한 신공항 건설에 대해 제주시 권역 경제 타격을 우려해 반대 의견이 높았다. 바다에 활주로를 건설해 기존 공항과 연계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었다.

2년이 지난 뒤 제주도의 기류가 변하고 있다. 원 지사는 22일 제주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간부공무원 합동워크숍에서 “현재 제주공항 인근에는 수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기 때문에 추가 확장 가능성도 없는 데다 24시간 운항 체제 도입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현 공항을 기껏 확장한다고 하더라도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불과 10년 이내에 또다시 확장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공항 건설에 무게를 뒀다.

제주도 박홍배 교통제도개선추진단장은 “정부가 내년 9월까지 실시하는 ‘제주 지역 공항 개발 비교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효율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안다. 어떤 방안이든 기존 공항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장기 지역 현안이었던 공항 문제가 이번에는 결론이 나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