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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의 야구열정을 발굴한 김경문 감독

입력 | 2014-09-01 06:40:00

김현수. 스포츠동아DB


약점 투성이던 2007년 무명시절
공 보는 눈과 맞히는 재주 알아봐

두산 김현수(27·사진)는 31일 덕아웃의 NC 김경문 감독을 찾아와 허리를 90도로 굽혀 ‘폴더 인사’를 했다. 전날 NC전에서 6회초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린 애제자의 인사를 받고, 김 감독은 전혀 티내지 않고 인자하게 손을 들어 답례했다.

김경문 감독은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에게 야구인생의 물줄기를 바꿔준 은인이다. 당시 두산 사령탑이었던 김 감독은 2007년부터 무명선수였던 김현수를 중용했다. 김현수는 이후 2008년 타율 0.357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단 1시즌만 제외하고 매해 3할 이상을 찍었다. 올 시즌도 3할 타율이 확실시된다.

지금이야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누구나 인정하지만 처음에는 알아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김 감독이 관심을 표시하자 “발이 느리다”, “수비가 약하다”, “장점이 없다”는 등 부정적 보고가 많았다. 그러나 선수 보는 안목이 남다른 김 감독은 “왜 선수 약점만 얘기하느냐? 장점을 보라”고 반박했다. 김 감독이 본 김현수의 장점은 ‘공을 보는 눈과 공을 맞히는 재주’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 감독 마음에 든 점은 야구를 할 체력과 열정을 겸비한 데 있었다.

“김현수가 교육리그에 있을 때, 시즌을 끝내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일본에 보러 갔다. 기록에 남는 경기도 아닐 텐데 펜스에 몸을 부딪혀가며 최선을 다해 수비를 하더라. 2군 데이터를 찾아봤는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경기에 꾸준히 나가고 있었다. 이런 선수라면 기회를 줘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정작 김현수가 슈퍼스타로 떠오르자 김 감독은 오히려 더 엄격해졌다. “현수의 연속경기출장 기록을 내가 끝냈다. 현수가 그 기록에 엄청 집착하는 것을 알았기에 끊었다. 한동안 현수가 서운해 한 것을 알고 있지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지금은 이해를 해주니까 저렇게 인사를 하러 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김 감독은 떠올렸다.

김 감독은 NC로 와서도 투수 쪽으로 주목받던 나성범을 타자에 전념하도록 해 대박을 터뜨리는 매의 눈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감독은 선수를 도와주는 자리다. 단 그 선수가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도록 이끌어야 된다. 선수에게 끌려가면 안 된다”는 육성 지론을 강조했다.

마산|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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