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정기국회 시작]
與 만나기 하루전 박영선 만난 유족대표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오른쪽)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은 것은 8월 26일 면담 이후 닷새 만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세 가지 길’ 고심하는 새정치연합
새정치연합은 31일 정기국회 대응 문제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지난달 28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숙식 농성을 끝냈고, 30일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장외에서도 서서히 발을 빼고 있다. 그러나 성과물 없이 ‘빈손’으로 회군하는 데 대해선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당의 향후 일정에 대해 김현미 전략홍보본부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세 가지 트랙으로 활동하겠다”면서 △비상행동 △국민안전 현장방문 △정기국회 참여를 제시했다. 비상행동에는 거리 홍보, 광화문 단식 농성 등이 포함됐다.
정기국회 참여와 관련해 김 본부장은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달려 있다”고 못 박았다. 정기국회 참여와 세월호 특별법을 연계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KBS의 31일 여론조사 결과 새정치연합의 장외 투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 답변이 68.8%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의 국회 복귀에 대해선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관계없이 복귀해야 한다’는 응답이 82.5%나 됐다.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는 답변도 84.4%였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 소집을 공고했다. 본회의에서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고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보고를 마친 뒤 3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도 1일 개회식에는 참석할 예정이지만 본회의 참석 여부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회군을 할 경우 상처 입은 리더십이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국회를 마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국회 거부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거부한 듯한’ 어정쩡한 태도가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새누리당-유가족 3차 면담 주목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은 1일 3차 면담을 갖는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달라는 것은 ‘위헌적 수사기구 창설’ 주장이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몫 특검 추천권을 유가족에게 넘겨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공정한 특검이라는 제도 취지에 안 맞는다”며 반대했다.
이에 대해 유경근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기존 여야 합의안이 최대한 양보한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한다면 면담을 지속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3차 면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박 원내대표는 31일 유가족 대표를 국회에서 비공개로 별도 면담했다. 새누리당 면담에 앞서 사전 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