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배드민턴 세계개인선수권 세계 10위 고성현-신백철조 반란… 최강 이용대-유연성조 꺾고 우승 김사랑-김기정조 2년 연속 동메달… 女 기대주 신승찬-이소희조도 銅
“아시아경기도 자신 있어요” 세계배드민턴선수권 사상 처음으로 금,은,동메달을 휩쓴 한국 남자 복식 대표팀 선수들이 3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대회 시상식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김사랑 김기정 유연성 이용대 신백철 고성현. 코펜하겐=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31일 밤 덴마크 코펜하겐 발레루프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 남자 복식 시상식은 한국의 잔치였다. 이 종목 결승에서 세계 10위 고성현-신백철 조는 세계 1위 이용대-유연성 조를 79분의 풀 세트 접전 끝에 2-1(22-20, 21-23, 21-18)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고성현-신백철 조에 패했던 김사랑과 김기정이 2년 연속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 은, 동메달을 휩쓸었다. 한국이 이 대회 남자 복식에서 우승한 것은 1999년 김동문-하태권 조 이후 15년 만이며, 챔피언 배출은 2003년 김동문-나경민 조의 혼합복식 제패 이후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한국 선수끼리의 결승 대결도 없었다. 1977년 시작된 이 대회는 종목별로 64강이 출전해, 32강이 나서는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이변이 많기로 유명하다.
동메달 딴 여자 복식 기대주 신승찬(왼쪽) 이소희.
남자 복식 대표팀은 올해 초 이용대와 김기정이 도핑 테스트 기피 혐의로 1년 자격정지를 맞으며 공중분해될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3개월여 만에 징계가 풀리는 과정에서 결속력을 다졌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기량도 향상시켰다. 이번 성과를 통해 아시아경기 남자 복식과 남자 단체전 정상을 향한 자신감도 끌어올리게 됐다.
1987년 이 대회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제자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아직은 끝난 게 아니다. 자만해서는 안 된다. 감격은 덴마크에 남겨두고 다시 뛰겠다”고 말했다.
여자 복식에서는 새로운 기대주 신승찬(삼성전기)-이소희(대교) 조가 동메달을 보탰다.
대표팀은 2일 귀국해 경기 부천에 훈련캠프를 차리고 아시아경기에 대비한 막바지 점검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