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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아이들 응원 덕” 찡한 장하나

입력 | 2014-09-01 03:00:00

채리티 하이원오픈 우승… 시즌 2승
정선 갈래초등교 골프부 후원 인연… 대회 3일간 학생-학부모 열렬 성원




“내가 우승” 31일 채리티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챔피언에 오른 장하나(22·비씨카드)가 7번홀로 이동하며 V를 그려 보이고 있다. 8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은 장하나는 “우승이 늦게 터져 아쉽지만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시동을 건 값진 우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KLPGA 제공

“장하다, 장하나 프로. 챔피언은 하나.”

8월 29∼3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채리티 하이원리조트 오픈이 열린 강원 정선의 하이원CC(파72·6567야드). 대회장 안팎에는 장하나(22·비씨카드)의 우승을 기원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 지역 갈래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은 29일 1라운드부터 31일 열린 최종 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장하나 선수의 우승을 기원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다니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장하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다. 굳이 강원도와의 연관을 찾자면 부친인 장창호 씨(56)가 강원 춘천 출신이라는 정도다. 그런 장하나가 어떻게 이 지역의 딸이 됐을까.

장하나를 응원하는 정선 갈래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 정선=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장하나와 정선의 인연은 10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하나는 지난해 11월 KLPGA투어 대상 수상자 자격으로 유소년 클리닉에 ‘멘토’로 참여했다. 그때 KLPGA가 선정한 대상 학교가 바로 골프부가 있는 정선 갈래초등학교였다. 2010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KLPGA투어의 스폰서로 나선 하이원리조트가 이 학교를 추천했고, 장하나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장하나는 아이들에게 골프만 가르쳐 준 게 아니었다. 골프용품을 선물했고 500만 원의 후원금도 쾌척했다. 장하나는 “레슨에 참가했던 학생들에게서 골프에 대한 강한 열정이 느껴졌다. 그래서 금전적인 도움을 주게 됐다”고 말했다.

29일 1라운드를 마치고는 골프부원들과 학부모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또다시 500만 원의 장학금을 내기로 했다. 장하나는 그날 저녁 식사 때 “너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이튿날 2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인 7언더파를 치며 단숨에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2위에 3타 앞선 선두로 31일 최종 3라운드에 나선 장하나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더 줄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2013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 후 시즌 2승째다. 우승 상금 1억6000만 원을 받은 장하나는 시즌 상금 4억8326만 원으로 상금 랭킹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길었던 우승 가뭄으로 잠시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던 장하나는 “후반에 짧은 버디 찬스를 번번이 놓쳐 힘이 빠질 때 아이들이 웃으면서 활기하게 응원해 줬다. 아이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좋은 대회에서 우승한 만큼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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