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짝퉁 천국’이다. 베이징의 훙차오 등 대도시에 있는 짝퉁 시장은 해외 관광객들이 들르는 명소가 됐다. 가짜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한다. 루이뷔통 프라다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기본이고 화학약품으로 가짜 먹을거리도 만든다. 가짜 술, 가짜 콩, 가짜 달걀, 가짜 우유 등 종류가 하도 많아 ‘사람 빼고는 모두 가짜를 만든다’고 말할 정도다. 한국도 10년 전에는 선진국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짝퉁 공화국’이었다. 이젠 어마어마한 중국 ‘가짜 산업’의 피해를 걱정하게 됐으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진다.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락앤락까지 한국 제품을 모방한 짝퉁들이 중국에서 범람하는데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속수무책이다. 짝퉁 업체들을 상대로 법적 소송이라도 걸었다가는 중국인들의 반한(反韓) 감정을 자극할까 겁난다. 중국 정부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짝퉁을 단속하는 듯했지만 아직은 시늉뿐이다. ‘허삼관 매혈기’로 유명한 소설가 위화(余華)는 ‘가난한 사람들이 내 책의 해적판을 읽고 위안을 받는다면 지식재산권은 문제가 안 된다’는 칼럼을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가짜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이 어떤지 알 수 있는 사례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