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만 연 정기국회] 사무총장 승인 등 3개 안건만 처리… 고성 오간 與-유족 3차 면담
만난지 30분만에…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단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세 번째 면담이 결렬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 가닥 기대를 걸었던 새누리당과 유가족의 면담도 30여 분간의 치열한 설전(舌戰) 끝에 성과없이 결렬됐다. 4차 면담 일정을 잡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향후 정상적인 논의가 진행될지도 불투명할 만큼 냉랭한 분위기였다.
여야는 6월 24일 이후 69일 만에 본회의를 열었지만 의사일정과 관련해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 간에는 정국 정상화를 위한 어떠한 만남도 없었다. 사실상 여론 면피용으로 정기국회만 열어 놓은 채 정기국회 파행을 묵인했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1, 2차 때와 똑같이 설득하려면 지금 당장 일어나겠다.”(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
“특별검사라는 것이 가장 완벽한 수사권과 기소권 아니냐.”(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의 세 번째 면담은 몇 차례 고성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냉랭했다.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와 세월호 유족 대표들은 이날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따라 구성될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김 위원장은 면담 결렬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새누리당이 언론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고도 했다.
비록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나는 쓸개를 빼놓은 사람”이라며 유가족이 원하면 언제든 다시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현재로선 네 번째 면담이 불투명해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재합의안 추인을 거부한 상황에서 유가족 대표들과의 면담을 통한 ‘순차적’ 여-야-유족의 3자 협의체 가동도 난항을 겪자 세월호 특별법 협상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 법안 처리 없이 야유만 난무한 본회의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보고와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임명승인안, 정기국회 회기 결정 등 3개 안건만을 처리했다. 69일 만에 본회의를 겨우 열었지만 법안 처리는 단 한 건도 하지 않고 63분 만에 본회의를 끝내버린 것.
여야 대변인들의 ‘네 탓이오’ 공방도 여전했다.
한편 이날 선출된 박 국회 사무총장은 1960년 부산 출생으로 17대 국회의원과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을 지냈다.
고성호 sungho@donga.com·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