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LOR RUN, what color do you want?
출발 전, 신 나는 노래에 맞춰 몸풀기부터 "A U READY?"
IT’S MY STYLE
토요일 오전 8시, 1만2천여 명의 사람들이 컬러런을 위해 서울대공원에 모였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분위기는 언제나 생기가 넘친다. 참가자들은 미리 집으로 배송된 흰색 티셔츠를 입고 헤어밴드, 선글라스, 타투 스티커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연출했다.
티셔츠의 소매를 잘라 민소매를 만들거나 셔츠 길이를 줄여 배꼽티로 리폼 하는가 하면 친구들과 화관을 쓰기도 하고, 여러 색상의 노끈을 엮어 만든 인디언 치마를 입고 춤을 추기도 했다. 마치 가슴속에 억눌렸던 뜨거운 감정을 모두 뿜어내 버릴 것처럼 상기된 표정의 그들은 자유롭고 즐거워 보였다.
연인은 물론이고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데리고 온 젊은 부부, 아버지와 함께 참가한 딸들, 애완견을 데리고 축제에 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9시, 참가자들은 5km를 달리는 이색 마라톤을 위해 출발지점으로 응집했다. 출발소리와 함께 우리는 자신을 물들여줄 색을 찾아 첫발을 내디뎠다. 마치 미지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탐험가가 된 것처럼. 그런데, ‘이게 마라톤이야?’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뛰지 않았다.
스타트라인에서도 “서울대공원을 찾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뛰지 말고 걷길 바란다”는 안내방송 멘트가 연거푸 흘러나왔다. 엥, 이건 ‘COLOR RUN’이 아니라 ‘COLOR WALK’가 아닌가? 익사이팅하게 달리고 뒹굴면서 형형색색의 컬러를 뒤집어쓸 것을 기대한 에디터로서는 약간의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첫 번째 이벤트존은 핑크였다. 핑크빛의 고운 옥수수가루 입자가 공기 중에 가볍게 떠다니고 있었다. 이 옥수수가루는 인체에 전혀 해가 없으니 걱정은 붙들어 매시길.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핑크존에 들어서자마자 핑크색의 가루가 온몸으로 날아들었다. 누구도 쉽게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아수라장이 된 핑크존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온몸이 핑크색으로 물들었다. 바닥에 흩어져 있는 가루를 손바닥에 모으고 담아 함께 온 이의 얼굴에 뿌렸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손에 있는 가루로 상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문득, 에디터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 언짢았던 마음이 있었던 사람을 데리고 가도 좋을 것 같다는. 이렇게 특별한 시간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있는 응어리가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마라톤 이후에는 에픽하이의 에프터 공연이 이어졌다.
ABOUT COLOR RUN
컬러런은 2012년 1월 미국에서 시작된 이색 달리기 대회다. 현재 북미 대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40개국으로 확대되면서 2013년 170여개 대회가 열렸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싱가폴,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 인기 있는 페스티벌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0월 첫 대회가 열렸는데,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1만여 명이 참가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컬러런은 행복, 건강, 다양성이 존중되는 삶을 모토로 한다. 기록보다는 함께 즐기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체력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민 축제다.
IMG코리아가 행사를 주관했고,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뉴발란스가 공식후원사로 참여했다. 참가비의 일부는 서울대공원이 선정한 아시아코끼리, 흰 코뿔소 등 멸종위기야생동물(12종)의 보호 및 복지증진을 위해 기부한다. 이와 함께 행사당일 현장에 동물복지증진을 위한 모금함을 설치해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할 수 있게 유도하기도 했다.
컬러런에 참가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