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옷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카메라를 들었다. 그 무엇도 거칠 게 없었기 때문에 가평으로의 여정은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가끔 내 자신이 한심해서 참을 수 없는 순간에도 여행은 나를 다독인다. “괜찮아, 네가 마음 둘 곳이 없어서 그래. 좀 쉬어” 이번 여행이 일상에 지친 심신을 충전해 주기를 기대하며 목적지로 발을 옮긴다.
순수한 동심을 만나는 ‘쁘띠프랑스’
아기자기한 유럽의 도시를 연상시키는 쁘띠프랑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한편의 동화 속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프랑스 테마파크로 순수한 동심을 떠올리게 하는 어린왕자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러나 만일 네가 무턱대고 아무 때나 찾아오면, 난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니까…” - <어린왕자> 中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어린왕자>의 명대사를 떠올리며 쁘띠프랑스 투어를 이어간다. 이곳에는 <어린왕자>의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기념관도 자리하는데, 그의 일생과 작품세계, 친필 원고와 삽화 등이 전시되어 있다.
상시 진행되는 유럽 전통인형극인 마리오네트 공연
프랑스 전통 주택 전시관은 실제 150년 된 프랑스의 고택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오래된 목재기둥과 기와, 바닥, 창을 비롯해 프랑스 감정 평가사에게 인증받은 18세기부터 19세기 실제 프랑스 주택에서 사용되었던 각종 가구와 생활용품까지, 역사 속 프랑스 실생활을 그대로 엿볼 수 있게 한 것.
이 밖에도 유럽 인형의 집, 골동품전시관, 베토벤바이러스 촬영지, 인형극장, 분수광장 등이 마련돼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느림의 미학으로 걷는 ‘제이드가든’
쁘띠프랑스에서 유럽의 문화를 체험하고 나서, 다음 목적지인 제이드가든으로 이동했다. 2011년 5월 문을 연 제이드가든은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의 배경인 유럽의 숲 속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웃고, 이야기하고, 추억을 만들다’를 모토로 관람객에게 답답한 일상에서 조금 멀어져 지금 현재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바람이 불면 잔잔한 풍경소리가 참 아름답게 울린다. 이 밖에도 제이드가든은 드라마 <사랑비>, <풀하우스2>와 영화 <너는펫>의 메인 촬영지로 아름다운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주면서 많은 연인의 여행지 목록에 추가되고 있다.
요즘 트렌드이기도 한 ‘느림의 미학’을 경험하며 이름 모를 다양한 식물들을 만져도 보고 감싸 안는다. 이곳은 만병초류, 단풍나무류, 비비추류, 목련류 등(총3,904종류)의 다양한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방문객이 편하게 담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인 ‘피크닉가든’, 꽃, 열매, 줄기, 수형 등의 아름다운 식물을 이용해 조성한 ‘윈터가든’, 수목원 레스토랑에서 식재료로 쓰이는 허브, 채소류를 재배하는 미니온실인 ‘재배온실’이 있고, 이 밖에도 마녀의집, 코티지가든, 워터폴가든, 웨딩가든, 블루베리원, 야생화언덕, 이끼원 등의 테마공간으로 구성된다.
주로 활엽수림이나 암석이 많은 돌담에 서식하는 무늬다람쥐도 만날 수 있다.
‘제이드가든을 걷는 세 가지 방법’
1 나무내음길(편도 40분) : 낙엽송 우드칩으로 인해 걷는 내내 나무 내음을 느낄 수 있다.
2 단풍나무길(편도 50분) :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으며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코스다.
3 숲속바람길(편도 60분) :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길로 숲에서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