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감독.사진|국제배구연맹 제공
한국이 2014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튀니지를 꺾고 첫 승리를 따냈다.
1일(이하 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 스포덱 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사흘째 B조 3번째 경기에서 박철우가 24득점하며 2세트 이후 분전한 덕분에 튀니지에 세트스코어 3-1(24-26 26-24 25-21 25-18) 역전승을 거뒀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판단도 중요하지만 좋은 내용의 플레이도 해야 하는 한국선수들은 전날에 이틀 연속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의 몸이 가벼울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배구의 자존심은 지켜냈다.
●날개 공격수의 부진이 아쉬웠던 첫 세트
1세트 두 팀의 탐색전이 10점까지 이어졌다. 한국은 11-10에서 7연속 실점해 주도권을 튀니지에 넘겨줬다. 상대의 비디오챌린지 성공과 박철우의 공격아웃, 포지션폴트, 네트터치 등이 이어졌다. 박기원 감독은 서브리시브가 흔들리자 리베로를 부용찬으로 교체하며 경기의 흐름을 돌려놓았다. 11-17에서 6연속 득점으로 따라잡았다. 한국은 22-24에서 상대의 서브아웃과 곽승석의 블로킹으로 듀스를 만들었지만 상대의 오픈공격과 블로킹에 세트를 내줬다. 신영석의 4득점이 팀내 최고득점일 정도로 한국은 양쪽날개 공격수가 점수를 뽑아주는 못한 것이 아쉬웠다.
●국제대회용 선수 박철우의 분전으로 2,3세트 역전 성공
2세트 한국은 박철우의 오픈과 최민호의 블로킹으로 15-11로 앞섰다. 여기서 또 연속실점이 나왔다. 16-15로 뒤집어졌으나 송명근이 공격 성공률이 낮은 전광인을 대신해 들어오면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20점 이후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 24-24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한국이 웃었다. 송명근의 빠른 강타와 박철우의 터치아웃 성공으로 세트의 균형을 맞췄다. 3세트도 한국은 12-7에서 연속 6실점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박철우가 필요한 때마다 점수를 뽑았다. 20점까지 점수를 주고받은 뒤 이후 박철우와 전광인이 알토란같은 2점씩을 뽑아주면서 25-21로 세트를 따냈다.
박철우는 2,3세트에 각각 7득점하며 한국의 주득점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시안게임을 위한 전략적 판단보다는 정공법을 택한 한국
한국은 24-18에서 전광인이 이민규의 퀵오픈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튀니지와의 역전전적에서 9승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2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3일 B조 2번째 라운드 경기를 벌인다. 상대는 쿠바에 3-2 역전승리를 거둔 핀란드다. 역대전적은 3승7패로 한국이 뒤졌다.
●박기원 감독의 말
선수들에게 꼭 이기라고 당부했다. 한국배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여서 인천 아시안게임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동안 경기력이 떨어진 박철우와 송명근에게 기회를 많이 주려고 했다. 매 세트마다 중반에 연속실점이 나오는 것과 스타트가 늦는 것이 지금 우리 팀의 문제다. 앞으로도 모든 선수들에게 골고루 출장기회를 주면서 전 선수들의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B조 다른 경기 결과
두 번째로 벌어진 쿠바-핀란드전은 풀세트 접전 끝에 핀란드가 3-2(18-25 21-25 27-25 25-23 15-12) 대역전승을 거뒀다. 2010 이탈리아 대회 준우승팀 쿠바는 세대교체를 단행한 뒤 젊은 선수로 구성됐다. 강력한 서브로 먼저 두 세트를 따냈으나 수천명 핀란드 팬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3,4세트를 내주며 경기의 흐름을 빼앗겼다.
카토비체(폴란드)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