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 기자
지난달 10일 중국 상하이(上海) 난징루(南京路)에서 만난 한 중국인은 삼성전자와 애플을 이렇게 평가했다. 두 회사가 최근 중국시장에서 급성장한 현지 업체들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는 여전하다는 의미다. 이곳에서 약 400m 떨어져 있는 삼성전자 매장과 애플스토어에는 주말 이른 시간인데도 스마트폰을 구경하러 온 중국인들로 붐볐다.
중국 상하이 내 최대 전가상가인 쉬자후이(徐家匯)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스마트폰을 취급하는 이곳 매장들은 하나같이 진열대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 브랜드 제품을 진열해놓고 있었다.
올 2월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소가 중국 인도 러시아 등 9개 신흥국 소비자 1만5873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애플을 선호한 중국인은 29%로 삼성전자(38%)보다는 적었지만 다른 국가들의 애플 선호도가 5∼11%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유독 중국인들이 애플을 선호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는 15% 감소했다.
현지에서 만난 한 중국인은 삼성전자와 애플을 이렇게 비교했다. “갤럭시도 뛰어난 폰이지만 아이폰은 선망의 대상입니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중국인들의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앞으로도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