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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구타 4명 ‘살인죄’로 변경… 死因도 ‘질식 → 외상에 의한 쇼크’

입력 | 2014-09-03 03:00:00

軍검찰 “미필적 고의” 공소장 바꿔… 일각선 “고의성 입증 어렵다” 우려
“개처럼 먹고 기어라” 가혹행위 추가




군 검찰이 2일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의 공소장을 상해치사에서 살인죄로 변경했다.

3군사령부 보통검찰부는 이모 병장 등 가해 병사 4명에 대한 추가 및 보강수사를 거쳐 상해치사에서 살인죄를 주위적 청구로, 상해치사죄를 예비적 청구로 공소장을 변경해 군사법원에 신청했다. ‘주위적 청구’는 우선적으로 주장하는 범죄 혐의이고 ‘예비적 청구’는 주위적 청구가 거부될 경우 적용할 범죄 혐의다.

군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한 것은 윤 일병의 사망이 우발적 폭행치사가 아닌 고의성을 가진 살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해 병사들이 신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도 지속적으로 잔혹하게 폭행하면 사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군 검찰은 윤 일병의 사인(死因)도 ‘기도 질식사’에서 장기간 폭행 등 가혹행위로 인한 ‘좌멸증후군’ 및 ‘속발성 쇼크’로 변경했다. 좌멸증후군은 장기간 폭행으로 근육조직이 붕괴하면서 발생한 유독물질이 장기를 훼손하는 현상이다. 속발성 쇼크는 외상으로 인한 대량 출혈에 따른 쇼크를 의미한다.

가해 병사들의 폭행 혐의도 ‘공동 또는 단순폭행’에서 ‘상습폭행’ ‘집단 및 흉기 폭행’ 등 더 엄중한 죄목으로 변경됐다. 단순·공동폭행은 ‘1개월 이상 2∼3년의 징역형’을 받지만 상습이나 집단, 흉기 등의 폭행은 ‘1년 이상 3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군 검찰은 또 가해 병사들이 윤 일병을 협박하고 폭행 사실의 은폐를 기도한 점을 들어 ‘강요와 협박, 공갈죄’ ‘증거인멸 및 재물손괴죄’ 등 8개 혐의를 공소장에 추가했다.

보강수사 과정에서 가혹행위가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올 3월 10일 이 병장은 윤 일병에게 “개처럼 기고 짖어봐라”고 지시한 뒤 침상에 과자를 던지고 “개처럼 먹어보라”고 강요해 윤 일병이 과자를 주워 먹도록 했다. 하모 병장이 역기로 윤 일병을 내리쳐 폭행하려 했다는 혐의도 확인됐다.

군 일각에선 군 검찰의 살인죄 기소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해 병사들이 살인의 고의를 갖고 있었다고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사건 당일(4월 6일) 가해자 4명이 실신한 윤 일병에게 심폐소생술을 했다는 점도 군 검찰의 살인혐의 입증에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군 검찰이 폭행치사를 예비적 청구로 신청한 것도 살인죄 입증이 무산될 개연성에 대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검찰 관계자는 “살인죄 입증에 자신 있다. 대법원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혐의 입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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