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인은 오뚝이를 떠올리며 시를 썼다. 그는 “문득, 마냥 끄덕끄덕하기만 하는 오뚝이에게는 팔도 없고 손도 없구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상하게 그게 그렇게 슬프게 느껴졌다. 손으로 몸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몸을 일으키고 넘어지는구나, 그런 생각”이라고 했다.
장석주 시인은 “김행숙의 시들은 항상 낯설다. 이 낯섦은 시에 대한 친숙함의 기대를 배반하고, 독자를 시 바깥으로 튕겨나가게 한다. 그 낯섦에 흠칫 놀라지만, 우리는 그 눈부심에 다시 이끌린다. 김행숙의 낯섦은 세계의 다양한 존재들이 내는 목소리에도 또렷하다. 시인은 이 낯섦 속에, 혹은 낯섦의 방식 속에 자신의 초상과 당대의 초상을 겹쳐놓는다”며 추천했다.
이원 시인은 “감각으로 세계를 직조하는 김행숙이 ‘인간의 시간’에 닿았다. 투시라기보다는 돌파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김행숙 시의 터닝포인트다”고 했다. 신용목 시인은 “한 개인의 정면으로 화살처럼 날아오는 세계의 이물감을 가장 물컹한 육체의 방패로 견디고 있는 시”라며 추천했다.
김요일 시인은 김이듬 시집 ‘히스테리아’(문학과지성사)를 추천하며 “김이듬의 시 세계는 불경스럽고 음탕하며 불안하다. ‘히스테리아’ 속에 등장하는 ‘비정상·보균자·변태·병신’의 찌그러진 신음들이 대위법처럼 교차하며 아프게 아름다운 몽환의 서정을 그려낸다”고 했다.
이건청 시인은 최금진 시집 ‘사랑도 없이 개미귀신’(창비)을 꼽았다. “이 시집은 특이한 개성을 보여준다. 정제되지 않은 것 같은 이미저리(Imagery)들이 그의 시 속에서 충돌을 일으키고 있고, 상호 투사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런 시인의 시도가 상상의 외연을 넓히고 있고, 낯선 광채를 지닌 문체를 만든다. 시인이 자신의 문체를 이뤄내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최금진의 시에서 시의 빛과 힘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