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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원 “선내 대기방송에도 머리 돌아가는 사람은 나왔다”

입력 | 2014-09-04 03:00:00

세월호 선원 공판서 막말… 유족 분노




3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공판에서 기관실 선원 이모 씨(56)가 “세월호 침몰 당시 (선내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지킨 사람만 죽었다.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은 나왔다”라고 말해 방청하던 유가족의 분노를 샀다.

이 씨는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침몰 당시 퇴선 방송을 해야 하는데 ‘선내 대기’ 방송은 잘못 됐다. 화물기사들은 객실로 갔다가 (대기방송을 따르지 않고) 나왔다가 구조됐다고 하더라”며 이같이 진술했다.

검사가 “대기방송을 따르지 않은 사람은 살고, 따른 사람은 숨졌다는 의미냐”고 다시 묻자 이 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를 방청하던 유가족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으며, 휴정 때 퇴정하는 이 씨를 향해 “그렇게 똑똑하면 왜 승객을 구조하지 않았느냐”며 분노했다.

검찰 관계자도 “도덕이나 규범을 지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안 지키는 사람은 산다는 불신이 확인된 셈이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끼친 여파 중 가장 가슴 아픈 것을 이 씨가 말한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