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2일 인도 북동부 서벵골 주 잘파이구리의 한 철도 선로 인근에서 15세 소녀가 반라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소녀가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녀의 몸에는 구타를 당한 흔적도 발견됐다.
유가족 주장에 따르면 마을 원로들은 항의를 하는 소녀에게 땅에 침을 뱉은 뒤 이를 핥아먹도록 했으며, "끔찍한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마을 재판이 진행되던 중 소녀가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또 마을 원로들이 여당을 지지하는 것과는 달리 소녀의 가족은 야당을 지지하는 등 평소 정치적으로도 맞서왔었다고 전했다.
유가족은 소녀가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당했다며 마을 주민 13명을 고발했다. 이와 관련, 당국은 3일 남성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권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인도의 시골 지역에서는 보수적인 마을 원로들이 공권력을 대신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 1월에는 서벵골 주 비르브훔 지역에서 20세 여성이 마을 원로들의 명령에 의해 남성 13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로들은 이 여성이 이웃 마을 남성과 사귄다는 이유로 회의를 소집, 벌금을 부과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자 집단 성폭행을 명령했다.
인도에서는 지난 2012년 12월 수도 뉴델리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여대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인도 정부는 성범죄자에게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형법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끔찍한 성범죄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