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추석 연휴, 하루 정도 시간을 내 공연장을 찾는다면 풍요로운 추억 하나를 더할 수 있다. 날씨도 선선해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할인해주는 공연도 많아 가격 부담도 조금은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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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귀가 즐거운 뮤지컬 ‘프리실라’. 상처 받은 이들이 서로를 보듬어주는 이야기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설앤컴퍼니 제공
귀에 익숙한 노래와 화려한 무대를 즐기고 싶다면 뮤지컬 ‘프리실라’가 딱이다. ‘이츠 레이닝 멘(It’s raining men)’ ‘트루 컬러스(True colours)’ 등 히트 팝송을 엮어 만들었다. 드래그퀸(여장남자)인 틱이 별거 중인 아내가 일하는 호텔에서 쇼를 하기 위해 버나뎃, 아담과 함께 버스 ‘프리실라’를 타고 간다. 틱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8세 아들이 자신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걱정한다. 500여 벌의 의상이 등장하는 총천연색 무대는 눈을 즐겁게 만든다. 조성하 고영빈 김다현 마이클리 이지훈 이주광 출연. 28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13세 이상 관람. 5만∼13만 원(7∼10일 공연은 40% 할인). 1577-3363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초록 마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위키드’는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다. 마법 같은 무대와 철학적인 이야기로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에게도 감동을 선사한다. 김선영 박혜나 김소현 김보경 남경주 출연. 10월 5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 6만∼14만 원(7∼10일 공연은 30% 할인), 1577-3363
매혹적인 재즈 음악과 섹시한 춤이 어우러진 뮤지컬 ‘시카고’도 6∼9일에는 20∼30%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최정원이 벨마 역, 아이비가 록시 역을 단독으로 맡아 탄탄한 연기와 춤 솜씨로 무대를 꽉 채운다. 28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5만∼12만 원. 02-577-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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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방울을 뚝뚝 흘리는 배우들이 꿈을 일깨워주는 연극 ‘이기동체육관’. 청년 이기동(왼쪽 강성진)이 체육관에 등록하는 장면. 스페셜원컴퍼니 제공
연극 ‘이기동체육관’은 잊고 살았던 꿈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낡은 복싱체육관을 한 청년이 찾는다. 그는 관장 이기동을 숭배했던 팬이자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 관장 이기동은 아들을 복싱으로 잃은 후 좌절한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복싱대회에 몰래 나가려던 관장의 딸 연희를 둘러싸고 소동이 벌어진다. 가족이 함께 보면 30% 할인해준다. 김수로 강성진 문진아 박은미 김동현 류경환 출연, 14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마당 2관, 4만 원. 02-6227-0301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보고싶던 그 전시 이번 추석에 꼭▼
모네, 르누아르, 샤갈, 피카소, 마티스, 데미안 허스트 같은 유럽의 거장과 앤디 워홀, 키스 해링 같은 미국의 팝아티스트까지 서양 미술사의 빛나는 별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대형 전시다. 작고한 거장부터 쟁쟁한 현역들까지 작가 53명의 작품 104점을 선보인다. 인상주의 야수주의 초현실주의 앵포르멜 옵아트 등 시대를 이어온 미술계의 변화를 11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1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8000∼1만3000원. 1544-1555
매트릭스: 수학 순수에의 동경과 심연
지난달 개최된 서울세계수학자대회를 기념해 열리는 전시. 그래픽디자이너 슬기와 민이 수능 수리문제 문항을 이미지로 재해석한 ‘199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리영역’, 수학과 교수가 30년 넘게 써온 노트 10권을 확대해 방 하나에 도배한 송희진 작가의 ‘진리의 성’ 등이 전시된다. 내년 1월 1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3, 4전시실. 추석 연휴엔 무료. 02-3701-9500
올해의 작가상 2014
구동희(40) 김신일(43) 노순택(43) 장지아(41) 등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 4명의 전시. 11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1, 2전시실과 중앙홀. 추석 연휴엔 무료. 02-2188-6000
블루문 페스티벌
클래식과 판소리, 국악이 어우러지는 추석맞이 공연 ‘블루문 페스티벌’이 6, 7일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첫 테이프는 6일 오후 7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이 ‘프렌즈 문라잇 스토리’를 주제로 끊는다. 7일 오후 2시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인 이자람이 판소리 다섯대목의 하이라이트와 ‘사천가’의 주요 장면을 보여준다. 같은 날 오후 7시 공연에선 ‘국악계의 아이돌’ 송소희가 첫 콘서트 무대를 연다. 관람료는 2만2000∼12만 원. 1544-1555
8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는 한가위 특별공연이 열린다. 1부에선 풍년을 기뻐하는 ‘경풍년’ 연주를 시작으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안숙선 예술감독과 소리꾼 남상일이 꾸미는 단막 창극 ‘박타령’ 무대가 이어진다. 경기·서도민요 ‘오봉산타령’ ‘술타령’, 남도 민요 ‘팔월가’ 등 추석을 주제로 하는 소리가 박을 타며 펼쳐진다. 2부는 8개 팀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너도나도 아리랑 부르기’ 본선 무대가 이어진다. 국립국악원 무용단과 민속악단이 꾸미는 강강술래와 판굿도 공연된다. 관람료는 무료, 선착순 입장.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