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외교센터 기공식서 밝혀 “개입과 리더십이 美의 유전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3일 미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지역(trouble spot)’으로 북한 이라크 시리아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남수단 리비아를 꼽았다.
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미국 외교센터’ 기공식에 참석해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과 개입은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장하는 이라크 시리아와 더불어 북한을 여전히 세계적 문제 지역으로 본 것이다. 그는 7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전보다 조용해졌다”고 말했다가 ‘북한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케리 장관은 “우리는 고립과 축소가 아니라 개입과 리더십이 미국의 유전자(DNA)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군의 IS 대응이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국내외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97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헨리 키신저 전 장관(1973∼77년 재임)에 대해선 “문자 그대로 외교사의 한 책을 썼다”며 경의를 표했다. 제임스 베이커 전 장관(1989∼92년 재임)에게는 “1991년 걸프전을 준비하면서 국제연합군 구성의 ‘골드 스탠더드’를 마련했다. IS에 대한 국제연합군을 만드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1997∼2001년 재임)에 대해서는 코소보와 보스니아 내전을 종식한 것을 꼽으며 “미국의 도덕적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전 장관(2001∼2005년 재임)에겐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맞서 세계를 결속시켰다”고 치켜세웠다.
전임자이자 2016년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2009∼2012년 재임)에 대해선 “오랜 우방관계에 활력을 넣고 ‘개인 외교(Personal Diplomacy)’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사람들이 외교라는 예술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이해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외교 교육시설로 이용될 외교센터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외교센터 건설 비용은 민간에서 모금된 2500만 달러로 충당되며 공사기간은 1년 6개월 정도로 예상된다. 조지 슐츠,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은 개인 일정으로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