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영화 ‘인투 더 스톰’의 배경이 된 미국 오클라호마 주는 토네이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다. ②토네이도 헌터는 차 안에 토네이도 관측장비를 싣고 다니며 토네이도를 추적한다. ③영화에는 최대 풍속이 초속 300m인 초강력 토네이도가 등장한다. 워너브러더스·위키피디아 제공
지난주 개봉한 영화 ‘인투 더 스톰(Into The Storm)’은 땅 위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초강력 토네이도가 주인공이다. 토네이도의 최고 풍속은 초속 300m. 이 정도면 음속과 맞먹는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초속 300m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토네이도는 아직 관측된 적이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발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클라호마 주를 비롯해 텍사스 주, 캔자스 주 등 미국 중부는 유독 토네이도가 많이 발생해 ‘토네이도 앨리’로 불린다. 지형학적으로 거대한 토네이도 ‘엔진’을 돌릴 수 있는 ‘연료’인 수증기가 많이 모이기 때문이다.
서쪽 로키 산맥을 건너온 차갑고 건조한 서북풍과 동남쪽 멕시코 만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동남풍은 중부의 광활한 평원에서 부닥치며 상승기류를 만들어낸다. 이 상승기류를 타고 공기 중 수증기는 지름 40km 정도인 거대한 적란운을 만드는데, 이 적란운이 토네이도의 씨앗이 되는 ‘슈퍼셀(super cell)’ 역할을 한다.
오 교수는 “슈퍼셀 상층 공기가 차가워지면 지상의 따뜻한 공기를 빨아들이는데, 이 과정에서 회전력이 발생하고 토네이도가 된다”며 “슈퍼셀의 크기에 따라 토네이도의 속도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내륙에 산이 많아 거대한 슈퍼셀이 발생하기 어렵다. 올해 6월 경기 고양시에서 발생한 토네이도의 최대 풍속은 초속 1.8m에 그쳤다. 하지만 해상에서는 초속 110m에 이르는 용오름이 관측되기도 한다. 토네이도는 아니지만 크레인을 넘어뜨리는 등 위력을 발휘한 2003년 태풍 ‘매미’의 경우 최대 풍속이 초속 60m를 기록했다.
가장 유용한 장비는 ‘도플러 레이더’다. 구름을 향해 레이더 빔(beam)을 쏘면 빔은 구름 속에 있는 물방울이나 수증기 입자, 얼음 알갱이 등에 부딪쳤다가 돌아온다. 이때 어떤 물질에 반사되느냐에 따라 빔이 감소한 비율이 달라진다. 빔의 감소율을 측정하면 구름 안에 어떤 물질이 얼마만큼 있는지 알 수 있다.
경험이 많은 토네이도 헌터는 구름 모양만으로 토네이도를 예측할 수 있다. 토네이도가 닥치기 직전 하늘에는 포도알처럼 울룩불룩한 구름인 유방운이 보이기 때문이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