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농업종합개발 사업 3조932억 원 들여 41년간 개발진행 재해피해 줄고 생산량 25%까지 향상
전남 담양군에서 서남쪽으로 흐르는 영산강은 국내에서 한강, 낙동강, 금강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강이다. 유역면적만 전남도의 23%에 달한다. 전남의 3대 평야인 나주, 송정, 학교 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해 평야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농경지 비율이 높은 만큼 물 수요가 많고 홍수와 가뭄이 번갈아가면서 발생하는 등 재해에 취약한 지리적 특성으로 농작에 어려움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정부가 41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영산강 농업종합개발 사업은 농지 개발에서 친환경 농업단지에 이르기까지 농업 개발 사업의 세계적인 성공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장기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동안 다양한 부문에서 성과가 이어졌다. 먼저 농업생산성과 농가소득이 늘었다. 농지면적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관개와 배수조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또 농작 체계 개선과 농업기계화 등으로 생산량이 ha당 0.4t에서 많게는 1t까지 증가했다. 이는 농업용수 공급·배수 및 토양조건 개선뿐 아니라 품종개량, 농법 개선 등이 병행됐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여러 악조건(농업인구 감소나 홍수 가뭄 등의 재해)을 감안했을 때 농업생산량이 최대 25%까지 향상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지역발전 기반도 개선됐다. 농지 조성을 통한 농업 개발과 함께 인근 전남 영암에 국내 최대 규모의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장이 건설되는 등 기업도시가 조성돼 관광산업과 문화산업이 복합적으로 발전 중이다. 전남지역은 공업지역이 상대적으로 적어 인구유치에 불리한 조건이었다.
영산강 유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이자 자연재해도 많은 곳이었지만 2단계 사업을 통해 영산강 하굿둑이 축조돼 바닷물을 차단함으로써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004년 8월 태풍 ‘메기’에 의해 나주, 영산강 중·하류 부분에 1500억 원의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끊임없는 시설 개선과 유지 보수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농어촌공사 이상무 사장은 “우리나라에 농업종합개발사업이란 개념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는 사업이었고 이를 통해 다방면의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 농업 개발 역사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곳인 만큼 외국인들에게 직접 사업 현장을 보여 성과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