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朴대통령, 눈 딱감고 정국풀어야”… 與 “15일 본회의 열어 민생법안 처리” 양당 원내대표 만났지만 성과없어
세월호 특별법에 가로막혀 126일째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여야는 추석 민심 잡기 경쟁에서도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귀성인사 대신 민생 현장을 찾은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거리 선전전에 나섰다. 5일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8일 만에 마주앉은 것은 그나마 성과였다. 하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빈손 회담’이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인천 연수구 사할린동포복지회관을, 이 원내대표는 서울 용산소방서 119안전센터를 각각 찾았다. ‘식물국회’ ‘방탄국회’라는 국민의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귀성 인파가 모이는 서울역 대신 민생 현장을 택한 것이다. 김 대표는 야당을 향해 “추석 이후 (민생법안을) 분리 처리해주는 결단을 내려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이날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세월호 정국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눈 딱 감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지만 진작 풀어야 할 것은 세월호 특별법 정국”이라고 했다. 회의 직후엔 호남선 열차가 출발하는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박근혜 대통령이 응답하십시오!’라고 적힌 홍보물을 나눠줬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현대시장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페이스북에 올린 추석 동영상 메시지에서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추석 이후에도 세월호 특별법 논란과 거리를 둔 채 경제 활성화 행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배혜림 beh@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