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추석 특집 여론조사 “남북통일까지는 25.4년 걸릴 것”

‘주간동아’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8월 22~24일 실시한 ‘추석 특집-한국인 인식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한국 사회의 갈등 유형 중 △빈부갈등(평균 8.18점) △지역갈등(7.45점) △이념갈등(7.21점) △세대갈등(7.18점) 모두 7점 이상을 줬다. 심각한 정도를 0~10점 스케일로 표시하는 지표조사에서 4~6점은 ‘보통’, 8점 이상은 ‘매우 심각’으로 분류한다.
양극화 심화로 계층 이동 막혀

반면 ‘퇴출해야 할 정치인 3명을 꼽으라’는 설문에는 △박근혜 대통령(14.9%)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12.4%) △문재인 의원(12.3%)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11.2%) △안철수 의원(11.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9.4%)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7.9%) 순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에 대해선 진보층이, 이석기 의원과 문재인 의원, 이정희 대표에 대해선 보수층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신뢰하거나 퇴출하고 싶은 정치인 순위가 비슷한 것은 이들 정치인이 각 지지층으로부터 일방적 신뢰 또는 불신을 받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광역단체장 16인 중 대통령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는 쓴소리를 쏟아낸 여권 인사 홍준표 경남도지사(11.9%)가 안희정 충남도지사(7.1%), 남경필 경기도지사(6.0%)를 제치고 2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1위는 박원순 서울시장(51.7%)이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논란과 관련해서는 3명 중 2명이 ‘폐지 찬성’(64.5%)이라고 응답했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하는 ‘초중고생 9시 등교’에 대해서는 ‘찬성’(48%)과 ‘반대·학교장 재량’(52.0%) 의견이 엇갈렸다.
최근 불거진 병영 내 가혹행위와 관련해서는 ‘모병제 도입’(6.48점)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게 조사돼 잇따른 군내 가혹행위 사건 이후 여론이 크게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모병제 도입 찬성 여론은 30% 안팎이었다.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과 관련해 남북통일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평균 25.4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을 제외한 주변국 가운데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하고 싶은 나라’로는 미국(44.4%)과 북한(42.7%)이 비슷했고 중국(7.7%), 러시아(2.8%), 일본(2.4%) 순이었다.
흥미롭게도 한국인은 북한 자체보다 지도자 김정은을 훨씬 부정적이고 불편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과 주변국 정상 누구와 저녁식사를 하고 싶은가’라고 묻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49.6%)이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28.9%)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15.8%)이 뒤를 이었다. 김정은(2.8%)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2.9%)보다도 낮게 나왔다.
‘흥행 대박’을 이어가는 영화 ‘명량’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 외에 ‘한국인 중 어떤 인물을 영화화했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는 ‘세종대왕’(18.4%)이 1위를 차지했다. △안중근(9.4%) △김구(8.4%) △광개토대왕(4.2%) △고 박정희 전 대통령(4.0%) △유관순(3.6%) 순이었다.
개국 3년을 맞은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콘텐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0%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보통’은 33.6%,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26.4%였다. 특히 20대 젊은 층의 종편 콘텐츠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40%) 응답이 ‘부정적’(24.1%) 응답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이른바 ‘거시경제 4종 세트’로 대표되는 경제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경제 활성화 정책 중 ‘유망서비스업 육성’에 대한 기대치(6.72점)가 가장 높았고, ‘규제개혁’ ‘기업 내 유보금 과세 등 세제 정책’ ‘금리 인하’ ‘대출 완화 등 부동산 정책’ 모두 5~6점대의 ‘양호’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의 전망치 3.8%보다 1.4%p 낮은 2.4%로 예상해 국민 체감경기는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서베이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이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