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를 빛낼 스타]<4>정구 김동훈-김애경
“테니스보다 화끈한 정구 경기 보러 오세요.”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정구 남녀 세계 최강자 김동훈(왼쪽)과 김애경. 아직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정상에 서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진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구라는 종목도 그렇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이 된 뒤로 정구에서 한국이 따낸 금메달만 16개. 구기 종목 중 가장 많다. 2002년 부산 대회 때는 금메달을 싹쓸이(7개)했다.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6월 2일부터 진천선수촌과 인천 열우물정구장을 오가며 훈련 중인 대표팀 선수들은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반드시 우리 존재감을 확인받겠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만큼 김애경과 김동훈의 어깨는 무겁다. 두 선수는 유독 아시아경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김애경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은·동메달을 2개씩 따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올해 대표 선발전에서 줄곧 1위를 지킨 김동훈은 이번이 첫 아시아경기다.
1989년 1월생으로 1988년에 태어난 김애경과 친구 사이인 김동훈은 좀 더 여유롭다. 작은 눈이 더 작아 보이게 활짝 웃어 보인 그는 “똑같이 긴장해도 설레면 잘 풀리고 떨리면 잘 안 풀린다고 하더라.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았던 만큼 너무 떨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금메달을 따고 스스로에게 ‘비밀 선물’을 주고 싶다. 비밀이 무엇인지는 대회가 끝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정구 대표팀이 맞닥뜨린 가장 큰 장애물은 케미컬(하드) 코트다. 힘이 좋은 한국 선수들은 클레이(흙) 코트에서 강하고, 기술이 정교한 일본 선수들은 케미컬 코트에서 강하다.
한국은 클레이 코트에서 치른 2002년 부산 대회 때는 금메달을 모두 챙겼지만, 케미컬 코트에서 열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씩만 따냈다. 케미컬 코트는 체력 소모도 더 크다. 이 때문에 정구 대표팀 선수들은 매일 오전 6시부터 400m 트랙을 10바퀴씩 뛰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김태주 대한정구협회 사무국장은 “이번에도 개최국이라 클레이 코트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구의 세계화 차원에서 케미컬 코트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신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를 비롯해 올해 열린 모든 전국 대회를 케미컬 코트에서 치르며 적응력을 키웠다.
진천·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