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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風’ 타고 상가로 목돈 몰린다

입력 | 2014-09-12 03:00:00

분양가 3.3m²당 2666만원 역대최고… 수도권 경매 낙찰률 69.6%로 껑충




《 3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인천 남구 주안동의 전용 63.4m²짜리 1층 상가 경매에는 13명이 응찰했다. 매각가는 감정가의 93%인 4억7284만 원. 상가 평균 낙찰가율이 통상 50, 60%대에 머무는 점에 비춰보면 대단히 높은 편이었다. 같은 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전용 34.1m² 오피스텔 경매에는 11명이 입찰에 참가했고 감정가의 96%(1억2097만9000원)에 낙찰자가 정해졌다. 》

정부의 ‘9·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법원 경매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특히 수도권의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낮은 금리 탓에 고수익 투자 대상을 찾는 사람이 많은 데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로 주택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 몸값 오르는 수익형 부동산

11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5일 수도권 상가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69.6%로 전달 평균(65.4%)보다 4.2%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 낙찰가율 역시 전달(76%) 대비 2.4%포인트 오른 78.4%를 나타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달 평균(86.9%) 대비 1.6%포인트 오른 것과 비교할 때 상승폭이 큰 편이다.

신규 분양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 여파가 가시지 않은 오피스텔보다 경기 위축으로 최근 몇 년간 공급이 적었던 상가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상가는 기준 금리인하 이후 새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전국의 상가 분양가는 3.3m²당 평균 2666만 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2001년(3.3m²당 1387만 원)의 갑절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평균 분양가(3.3m²당 2347만 원)보다도 14% 올랐다.

㈜MDM이 지난달 중순 사전 분양신청을 받은 위례신도시 C1-5·6블록 주상복합 내 상가는 지상 1, 2층 점포 128실이 이틀 만에 모두 마감됐다. 10월 둘째 주 분양을 앞두고 점포의 면적과 분양가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로 신청을 받았는데도 투자자들의 접수가 빗발쳤다.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위례신도시 상가주택 용지 입찰 평균경쟁률은 390 대 1을 기록했다.

○ 금리인하, 정책 효과

상가는 올 2월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 발표 이후 예전의 인기를 되찾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과세 방침으로 임대수익률이 떨어진 주택 대신 상가를 찾는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금리인하에 이어 발표된 9·1대책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아파트 청약이 잘되면 상가의 배후 수요가 탄탄해지기 때문에 단지 내 상권도 함께 활기를 띤다”며 “신도시 개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조성 계획이 확정된 신규 택지지구 내 상가는 희소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시장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최근 대한주택보증이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서도 분양보증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투자 안정성이 높아진 점도 호재가 됐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은 배후상권 등에 따라 수익률에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최근 분양이 집중된 마곡지구는 배후수요인 업무시설이 입주하기도 전에 오피스텔이 대거 공급되면서 기대했던 수익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 과잉이 있는 지역은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진 bright@donga.com·홍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