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에 벌집골목 공동화장실까지… 어린 여공의 눈물-미싱소리 생생
여공 서너명이 살던 쪽방 모습. 구로공단 노동자 체험관에선 옛 구로공단을 이끌었던 여공들의 삶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금천구 제공
장선희 기자
이 체험관은 벌집촌처럼 다닥다닥 붙은 여공들의 생활공간을 생생하게 재현해 놨다. 발을 겨우 뻗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방, 수십 가구가 살지만 달랑 한 개뿐인 화장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체험관엔 실제 여공들이 생활하던 것과 닮은 6개의 쪽방과 벌집 골목, 공동세면실 등을 갖췄다. 애환 가득한 삶을 살면서도 산업화에 기여한 여공과 노동자들의 공로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1층에 들어서면 여공의 방을 재현한 ‘순이의 방’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한 사람이 겨우 생활할 듯한 방 옆에 시멘트 바닥의 주방이 붙어 있는 순이의 방에선 낡은 옷장과 월급 봉투, 석유난로 등 옛 소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밖으로 나가면 목에 수건을 건 여공들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던 공동세면장과 공동화장실도 있다. 지하 1층 쪽방에서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직접 좁은 방에 앉아 여공들이 고향 부모님을 그리던 것처럼 편지쓰기를 해보고, 패션방에서는 1970, 80년대 작업복과 당시 유행하던 옷과 액세서리를 직접 착용할 수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