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유산등재 나선 강남주 前총장-마쓰바라 이사장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뛰고 있는 마쓰바라 가즈유키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 이사장(왼쪽)과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이 손을 잡으며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시모노세키=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지난달 25일 일본 시모노세키에서는 양국 자치단체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기록유산 한일 공동추진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 측은 조선통신사의 사행록(使行錄)과 등록(謄錄), 필담창화집(筆談唱和集)을 등재 대상으로 제안했다. 사행록은 일종의 여행기로 조선통신사의 일본 체험담과 감상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등록은 예조 전객사(典客司)에서 조선통신사에 관련된 공식 문서를 연월일 순으로 모은 자료다. 필담창화집은 조선통신사와 일본의 문인들이 서로의 관심사와 감흥을 필담과 시문을 통해 주고받은 것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기록유산 공동 등재에서는 마쓰바라 가즈유키(松原一征) 조선통신사연지(緣地)연락협의회 이사장과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쓰시마 출신으로 해운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마쓰바라 이사장은 통신사와 연고가 있는 지역을 5년간 다니며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를 결성했다. 1994년 쓰시마에서 재현된 조선통신사 행렬을 처음 본 강 전 총장은 부산시 각계에 호소해 2002년 조선통신사 문화사업회를 발족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3일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가 열린 시모노세키에서 만났다.
마쓰바라 이사장은 “조선통신사는 우호와 평화의 상징이었다. 서민들이 엄청나게 즐거워했다. 통신사가 이어졌으면 근세의 불행한 역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총장은 “조선통신사 파견 전에 보낸 사신 이름이 적을 탐지한다는 탐적사(探賊使)였다. 우리가 돌아올 때 일본은 적지 않은 은을 내놓았다”며 ‘통신사의 조공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마쓰바라 이사장도 “일본의 각 번주가 경쟁하듯 통신사 접대에 열을 올린 것을 봐도 조공은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기록유산 등재 전망과 관련해 마쓰바라 이사장은 “한일 관계의 앞날을 위해 성공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양국 정부도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