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공기 게양을 둘러싼 논란도 개운치 않다. 대검 공안부는 “경기장 내부와 선수촌 등에서 제한적으로 인공기 게양을 허용하되, 경기장 인근이라도 거리에서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도심에 인공기가 게양됐다가 보수단체의 반발로 내려졌다. 대회 관련 건물에 참가국 모두의 국기를 게양하면서 북한 것만 빼는 것도 국제관례에 비추어 부자연스럽다.
▷우리도 그렇지만 북한은 태극기에 대해 더 예민하다. 북한이 남북분단 이후 태극기 게양을 허용한 것은 2013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 및 아시아 클럽역도선수권대회’가 유일하다. 2008년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0 남아공 월드컵 축구 아시아 예선 남북한전’은 북한의 반대로 중국에서 진행됐다. 북한은 수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연주되는 것을 거부했다. 그렇다고 열린 국가인 우리마저 12년 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의 방침에서 한발도 나가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