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실-병원용지 매각 등 의혹에… “사업능력 부족” 이르면 주중 발표

정부 관계자는 “최근 산얼병원이 제출한 ‘사업계획서 보완 사항’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한국에서 병원을 운영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부와 제주도는 산얼병원 모기업인 차이나스템셀(CSC)의 재정 부실, 자이자화(翟家華) 회장의 구속, 병원 용지 매각 추진 등 의혹이 쏟아지자 뒤늦게 사업계획서 보완을 요청한 바 있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사업계획서 보완 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산얼병원에 제기된 의혹들은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문건이 A4용지로 2장밖에 안 되는 등 보완책이 부실해 어이가 없었다”며 “투자계획과 응급의료체계 등을 향후 보완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산얼병원 승인 거부를 발표하고, 최종 허가권이 있는 제주도도 제1호 투자개방형 병원을 불허할 예정이다.
정부는 8월 12일 산얼병원 승인 재추진안을 발표하면서 “산얼병원이 제주 S-중앙병원과 협약을 맺어 응급의료체계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계획서 보완 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정부 발표와 달리 응급의료체계를 전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얼병원은 보고서에서 “제주지역 병원 2곳과 응급의료체계 협약을 맺었지만 병원 측의 사정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며 “다른 의료기관과 협의를 모색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얼병원은 모기업인 CSC의 재정 부실 의혹에 대해 “현지 모법인의 재정 상황에 어려움은 있지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계다”며 “현재 구속돼 수사받고 있는 자이 회장 이외의 CSC 대주주들이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원조달 문제와 관련해 산얼병원은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지만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산얼병원은 본보가 지난달 30일부터 제기한 병원용지 매각 추진에 대해서는 해명조차 하지 못했다.
○ 정부의 승인 검토도 부실 발표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